알리바바 회장 한국 올까?…유통가, 한중 관계 개선 촉각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한국대표. [연합]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유통가가 5월 한중 관계 개선 분위기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5월 중 한국에서 개최될 한중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알테쉬(알리·테무·쉬인) 등 중국 이커머스 관련 논란이 전기를 맞이할 가능성도 있다. 한중 관계 개선을 통한 중국 관련 사업 회복 기대감도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유통사들은 5월 한국과 중국 정부 고위급 인사들의 만남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관계부처에 따르면 한중일 당국은 이달 말 서울에서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외교부는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이달 중 중국을 방문하는 방안을 중국 측과 논의 중이다.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중국 이커머스 대표급 인사가 한국을 찾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최근 각국들은 정상회의를 추진할 때 주요기업들을 위주로 경제사절단을 꾸리고, 해당 국가의 경제단체는 ‘비즈니스 포럼’ 등을 개최해 기업들간 협력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 추세다. 정부 관계자는 “한중일 정상회의 일정 등이 구체화되면 경제단체는 비즈니스 포럼을 준비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14년 시진핑 국가주석이 한국을 방문할 때는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 회장, 중국의 대표적인 인터넷 검색포털 바이두의 창업자인 리옌훙 회장 등 250여명의 대규모 경제사절단이 한국을 찾았다. 당시 양국 기업들은 '한중 경제통상협력'에서 만나 4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최근 유통업계가 가장 눈 여겨 보는 중국 기업은 알리바바다. 해외직구로 한국 시장에 침투한 알리바바의 계열사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해 10월부터 한국산 상품 채널 ‘K베뉴’를 만들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가품과 낮은 품질의 서비스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다. 정부는 국내산업과 소비자보호를 이유로 알리 등 중국 이커머스를 압박하고 있다.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차이충신 알리바바 회장 등 대표급 인사가 한국을 찾아 ‘통큰 투자’를 제시할 가능성도 있다. 정부가 지난 3월 25일 중국 이커머스 관련 소비자 보호대책을 내놓자 알리바바는 다음날, 한국에 1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 했다. 이에 대해 알리익스프레스 관계자는 “아직 내부적으로 경제사절단 관련 내용이 공유된 것은 없다”고 전했다.

알리바바와 한국 기업들의 공생을 위한 기회가 펼쳐질 가능성도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실무진 위주로만 진행된 알리익스프레스와의 협업이 비즈니스 포럼 등을 통해 대표급에서 이뤄질 수 도 있다”고 말했다.

중국 관련 사업 회복에 대한 기대도 있다. 최근 유통업계는 중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 영향은 아직까지 유통가를 괴롭히고 있다. 롯데그룹은 중국 랴오닝성 선양에 조성하다 사드 보복으로 중단한 복합타운 매각을 추진 중이다. 2019년 3월에는 중국 내 식품제조업에서 철수했다.

지난해에는 정부가 대만 문제 공방,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설화 등으로 양국 정부의 냉각기가 이어졌다. 그 사이 아성다이소는 ‘하스코’라는 이름으로 중국 현지에서 운영했던 매장을 지난해 상반기 모두 철수했다. 또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유행이 끝나고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를 기대하지만 양국 관계 분위기도 중요한 요소”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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