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앞두고 예비후보공약집 무상 배부…유죄 확정

[연합]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2022년 전국동시지방선거 기초자치단체장 선거를 앞두고 예비후보공약집을 무상 배부한 낙선자가 벌금 150만원을 확정받았다. 공직선거법을 어긴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대법관 서경환)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은 낙선자 A(67)씨에 대해 이같이 판시했다. 대법원은 A씨에게 벌금 150만원을 선고한 원심(2심) 판결을 확정했다.

A씨는 2022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전남 기초단체장에 완도군수 무소속 후보자로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그는 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에게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의 음식물을 정가 6분의1 수준으로 판매한 혐의 등을 받았다. 선거구민에게 재산상 이익을 제공해 기부행위를 한 혐의가 적용됐다.

다른 혐의도 있었다. A씨 등은 자신의 예비후보공약집 614부를 길가의 자동차 와이퍼 등에 끼워두거나, 상가·주택 우편함에 넣어두는 등 살포한 혐의를 받았다. 공직선거법은 선거 예비후보자가 공약집을 발간·배부할 땐 신문·잡지·우편물 등 통상적인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1심은 A씨에게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1심을 맡은 광주지방법원 해남지원 1형사부(부장 조현호)는 지난해 1월, 이같이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유권자들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왜곡하고, 선거 공정성을 훼손하는 범죄를 저질러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공직선거법 위반을 포함해 10여차례 벌금형 등 전과도 있다”고 지적했다.

단, 1심 재판부는 A씨의 혐의 중 예비공약집 배부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검사는 A씨가 공약집 무료 배포를 ‘지시’ 했다고 봤는데, 법원은 공직선거법상 후보자 본인의 지시 혐의는 처벌할 수 없다고 봤다.

A씨가 항소했지만 2심도 A씨에게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2심을 맡은 광주고등법원 1형사부(부장 박혜선)는 지난해 12월, 이같이 선고했다. 2심 재판 과정에서 검사가 ‘지시’가 아닌 ‘공모’ 혐의로 공소장을 변경한 결과, 해당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다.

대법원도 2심 판결에 대해 수긍하며 벌금 150만원형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예비후보자공약집은 예비후보자의 지지기반을 조성할 가치가 있는 물건”이라며 “이를 무상으로 배부하게 되면 자금력을 기반으로 상대적으로 우월한 선거운동이 가능하므로 결국 후보자의 자금력이 유권자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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