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원내대표 선거, 수도권-충청권-영남권 다자경선 재편 [이런정치]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5일 국회에서 원내대표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한 뒤 미소를 지으며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등록 후보가 없어 9일로 연기된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가 다자 경선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지난 4·10 총선으로 수도권 3선을 달성한 송석준(경기 이천) 의원, 충청 4선 고지에 오른 이종배(충북 충주) 의원에 이어 대구 3선에 오른 추경호(대구 달성) 의원이 출마를 선언했다.

추 의원은 5일 오전 입장문을 통해 “의원님들의 열정과 지혜를 모아 국민의힘이 유능한 민생정당·정책정당의 명성을 되찾고, 국민이 공감하는 정치를 통해 다시 사랑받는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는데 혼신의 힘을 다하고자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다”고 밝혔다.

추 의원은 그간 출마설에 거리를 뒀으나, 선거가 한 차례 연기된 이후 주변의 출마 제안이 늘어나며 고심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합리적인 성품과 윤석열 정부에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지낸 경험 등은 그의 무기로 꼽힌다. 반면 윤재옥(대구 달서을) 현 원내대표에 이은 대구 지역구 의원인 점, 친윤 인사인 점 등은 약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추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좋은 일 같았으면 여러 사람들이 희망했을텐데, 당에 훌륭한 사람이 많지 않나. 제가 고심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라며 “서로 다퉈서 하려는 길이 아니라서 저도 많은 고심을 하게 됐다”고 즉답을 피했다.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 [페이스북 캡처]

이날 중 추가 등록 후보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이번 선거는 수도권과 충청권, 영남권의 3파전으로 치러지게 된다. 후보들은 오는 9일 당선인 총회에서 정견발표 등을 통해 공약을 알리게 되며, 중간에 출마를 철회하는 이가 없는 한 1차 투표에서 과반 이상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결선을 향하게 된다.

지난 2일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진 송석준 의원은 수도권의 몇 안 되는 3선 중진으로, “우리 당에 경기도의 냉혹한 민심을 전하고, 그 민심 헤아려서 우리 당이 새롭게 거듭나고 재탄생하는데 누구보다 제가 적임자란 생각도 했다”고 한 바 있다. 충청에서 4선에 오른 이종배 의원은 정책위의장과 예산결산위원장을 지냈다. 그는 출마 선언문에서 “저는 그동안 국민을 위해 과감하게 협상하되 우리 당의 핵심가치를 지키는 일에는 치열하게 싸웠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했다.

앞서 대세 주자로 거론됐던 친윤 핵심 이철규 의원은 별다른 입장 표명 없이 침묵을 지키고 있다. 당 내에서는 앞서 ‘이철규 출마 불가론’에 대한 억울함을 호소했던 이 의원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국민의힘 의석 중 가장 많은 영남권(약 55%·59명) 표심이 누구를 향할지는 최대 관심사다. 의원들이 투표권을 갖는 원내대표 선거는 각 후보들의 역량 뿐만 아니라 평소 대인 관계 등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지역 구도 만으로 승패가 갈리지 않는 특징이 있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원내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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