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급 일정 모두 소화한 조국, ‘광주대구고속도로’ 탄 이유는[인터뷰]

제22대 국회의원선거를 하루 앞둔 4월9일 오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조국혁신당은 4·10 총선에서 24.25%를 득표했다. 전국 17개 시도 중 대구(11.80%)와 경북(11.69%)을 제외하고 15개 지역에서 모두 전국 득표율과 근접한 20%를 넘는 득표율을 받았다. 특정 세력이나 지역의 지지를 받는 당이 아닌 영남과 호남에서 모두 선택받는 대중적인 당이 되겠다는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발언은 현실화 됐다.

조 대표의 선거 일정은 거대 양당 선대위원장 일정과 사뭇 달랐다. 실제로 ‘대선후보급’ 일정을 기획한 것이 윤재관 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 전략담당부원장이었다.

윤 부원장은 지난 1일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선거를 총선의 관점으로 바라보면 작아진다고 생각했다”며 “조 대표나 당에 바라는 것은 이 사회를 크게 한번 바꿔 달라는 것이고, 그에 걸맞기 위해서는 굵직한 선이 있어야 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동물적인 감각은 두 차례 대선후보 일정을 맡아본 경험에서 비롯됐다.

조 대표의 공식선거운동 시작은 3월28일 부산 동백섬이었다. 통상 유동 인구가 많은 지하철역이나 새벽이 활기찬 시장 등을 방문하는 것과 다른 행보였다. 이 일정은 가수 조용필씨의 히트곡 ‘돌아와요 부산항에’에서 영감을 받았다.

윤 부원장은 “동백섬은 부산의 상징인 데다 이 정부를 만드는 책임이 있는 사람이 출마한 해운대갑 지역이기에 선택했다”며 “첫 일정부터 ‘응징 투어’가 시작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과는 협력관계라는 조 대표의 일관된 기조가 일정으로 구현되는 것이었고, ‘검찰독재정권 조기종식’이라는 컨셉을 부각하는 일석이조의 일정이었다”고 했다. 조 대표는 선거운동 기간 ‘현 정부 창출에 기여한 후보’가 출마한 지역구를 방문했다.

현장 수행팀도 혀를 내둘렀던 빼곡한 선거 일정을 조 대표는 마다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는 거제와 강릉, 제주 일정의 비화를 소개했다.

윤 부원장은 “거제는 이동시간이 많이 걸려 체력부담이 커 일정 초안에는 없었다. 그런데 대표가 가자고 했다”며 “결정되자마자 김영삼 전 대통령 생가 방문 일정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 대표가 하나회를 척결하며 군부독재를 끝내버린 김 전 대통령의 결단력과 실행력을 평가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었다”며 “거제 방문은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검찰독재정권 조기종식의 모범사례였고, 우리가 하고자 하는 구상을 정확하게 보여줄 수 있는 일정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YS의 공에 대한 인정은 PK 주민들과의 교감”이라며 “조 대표의 정치적인 감각이었다”고 말했다. 조국혁신당은 부산에서 22.47%를 얻어 더불어민주연합(20.84%)를 제치고 국민의미래(45.93%)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조 대표는 공식선거운동 시작 전에 제주도에서 1박2일 일정을 소화했다. 4·3추념식 참석이 예정돼 있는데 그 이전에 제주도를 찾은 것이다. 제주도민에 대한 존중과 성의를 진정성 있게 보이기 위함이었다. 혁신당은 제주도에서 27.89%를 얻었다. (국민의미래 31.40%, 더불어민주연합 28.31%)

보수 색채가 강한 강원도 영동 지역을 찾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조 대표는 본투표를 앞둔 4월6일 강원도 강릉을 찾았다. 전날 부산에서 대전으로 이동해 하루 머문 뒤 서울 청량리에서 기차를 타고 강릉으로 향하는 강행군이었다.

윤 부원장은 “진보적인 정당이 지지받기 어려운 지역이 TK(대구·경북) 다음으로 강원도다. 강원도에서 20% 넘는 선택을 받은 것은 강릉의 지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강릉은 이동시간 부담 때문에 다른 당의 대표는 방문하지 못했다. 그러나 조 대표는 갔다”고 말했다.

이어 “마음이 없으면 하기 힘든 일정이었다”며 “강원도에서 20% 나온 순간이 제일 행복했다”고 떠올렸다. 혁신당은 강원도에서 20.07%를 얻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6일 대전 우리들공원 광장에서 '조국과 함께'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조국혁신당 제공]

4월9일 마지막 선거운동일에는 부산에서 대구, 광주를 거쳐 서울 광화문에서 피날레 유세를 했다. 이 일정에도 숨겨진 의미가 있었다.

윤 부원장은 “어느 선거 때 당 대표가 영남과 호남의 대표도시, 그리고 서울을 하루 만에 소화하는 일정을 본 적이 있는가”라고 반문하며 “없었다. 웬만한 각오나 의지가 없으면 선택하기 힘든 동선이기에 그래서 더욱더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동선을 조 대표가 먼저 제안했다”며 “대표의 뜻이 이심전심으로 전달된 뒤 부산-대구-광주-서울로 구체적인 동선을 짰다”고 말했다.

윤 부원장은 “선거운동 첫날과 마지막 날 일정을 모두 부산에서 시작함으로써 격전지 부산에 대한 일관된 대표와 당의 마음을 담았고, 대구-광주로의 동선을 선택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며 “동서 화합을 상징하기 위해 뚫린 광주대구고속도로를 타기 위해서였다”고 소개했다.

건설 당시 명칭은 88고속도로였으나 2015년 ‘광주대구고속도로’로 변경된 이 도로는 우리나라 최초의 콘크리트 포장 고속도로로, 영남지역과 호남지역을 직접 연결한다.

윤 부원장은 “이 모든 것에 호남과 영남에서 모두 사랑받는 당이 되겠다는 조 대표의 의지가 담겨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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