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환율에 입연 한은 “외환보유액 충분한 수준”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최근 글로벌 리스크로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자, 한국은행이 이례적으로 설명자료를 내고 “외환보유액은 대외충격 대응에 충분한 수준”이라며 시장의 우려 불식에 나섰다.

한은은 6일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지난달 말 기준 4132억6000만달러로 전월 말 대비 59억9000만달러 줄었다고 발표했다. 한 달 만에 감소세로 전환하며 지난해 10월 말(4128억7000만원) 이후 6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축소했다.

지난달 외환보유액 감소는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왑 등 시장 안정화 조치와 함께 미 달러화 강세에 따른 기타통화 표시 외화자산의 미 달러 환산액 감소 등에 따른 결과다. 1분기 말 자본비율 준수를 위해 일시적으로 증가했던 금융기관의 외환예수금이 다시 줄어드는 일시적 요인도 작용했다.

[한국은행 자료]

외환보유액 구성을 보면 유가증권이 3706억1000만달러로 가장 많았고, 예치금(188억5000만달러),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인 SDR(146억6000만달러), 금(47억9000만달러), IMF포지션(43억7000만달러) 순이었다.

3월 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세계 9위 수준이다. 중국이 3조2457억달러로 가장 많고, 일본(1조2906억달러), 스위스(8816억달러), 인도(6464억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한은은 이날 외환보유액을 발표하며 이례적으로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충분한 수준이라는 내용의 붙임자료를 함께 냈다. 한은 관계자는 “환율 변동성과 관련한 우려가 커서 외환보유액 수준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자료를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자료에서 한은은 “현재 외환보유액은 국내총생산(GDP)의 2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2020년 기준 17.5%)을 상회하고 세계 9위 수준으로 외부충격에 대응하는 데 부족하지 않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한은은 외환보유액이 충분하다는 주장의 근거로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율이 31.3%(2월 기준)로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말의 74.0%에 비해 크게 낮다는 점, 월 경상지급액 대비 외환보유액이 2008년 말 4.4개월에서 올 2월 6.1개월로 늘어나며 양호하다는 점을 들었다.

[한국은행 자료]

IMF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때와 달리 해외에 투자한 금액이 국내 외국인 투자보다 많은 순대외자산국으로, 외환보유액 외에도 대외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추가적인 버퍼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실제 GDP 대비 순대외금융자산 비율은 지난해 말 45.5%를 기록했다.

또한 한은은 캐나다, 스위스 등 8개국과 맺은 양자 통화스왑, 아세안(ASEAN)+3국과의 다자 통화스왑 계약 등 외환안전망이 한층 강화됐고, IMF, 국제신용평가사 등이 우리 외환보유액에 대해 충분한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밖에도 환율이 급등했던 2022년 9월과 비교하면 국내 경제의 펀더멘털이 안정적이며 외채 및 외환보유액도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외환보유액 산출시 제외된 국민연금과의 통화스왑 자금이 만기 때 전액 환원되면 외환보유액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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