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메디슨, 佛 AI 의료 스타트업 인수

삼성전자의 의료기기 자회사인 삼성메디슨이 약 1265억원을 투자해 프랑스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소니오(Sonio)를 인수한다. 이는 삼성이 의료기기 사업에서도 AI 전략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삼성의 인수합병에도 속도가 붙어 관심이 모아진다.

삼성메디슨은 소니오 지분 8만5264주 전량을 인수하는 내용의 주식 양수계약을 전날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인수금액은 1264억9232만원이다.

지난 2020년 설립된 소니오는 의료진이 환자의 진단 이력과 내역을 손쉽게 확인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다양한 IT 솔루션 및 AI 진단 보조 기능을 개발해왔다. 특히 산부인과 초음파용 진단 소프트웨어와 리포팅 솔루션을 통해 임산부와 태아의 건강 증진에 기여해왔다.

태아 상태 측정용 진단 단면을 자동 인식해 화면 품질과 적정 여부를 평가해 주는 산부인과용 AI 진단 보조기능 ‘디텍트’는 지난해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판매승인을 획득했다. 이보다 성능이 향상된 신규 버전은 올해 4월 26일 추가 판매승인을 받았다. 이어 미국에서 해당 제품의 대규모 공급 계약도 체결하며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또한, 초음파 스캔 결과를 정량화한 뒤 체계적으로 정리해 주는 소니오의 AI 진단 리포팅 시스템은 클라우드 기반으로 구축돼 고객의 초기 투자비용을 경쟁사 대비 낮출 수 있으며 유지보수 또한 쉬운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삼성메디슨 역시 영상의학과·산부인과·정형외과 등 다양한 진료분야를 대상으로 하는 AI 진단 보조 기능을 제공하며 초음파 진단기기의 활용 영역을 넓혀왔다. 태아 심장 대상 주요 항목을 자동 측정 후 결과를 빠르게 보여주는 ‘하트어시스트(HeartAssist™)’와 AI를 기반으로 태아의 성장 지표를 측정 후 자동으로 주석에 표기해주는 ‘바이오메트리어시스트(BiometryAssist™)’·‘뷰어시스트(ViewAssist™)’는 의료진의 진료 업무를 획기적으로 줄여준 것으로 평가받는다.

삼성메디슨의 매출 또한 2021년 3973억원에서 2022년 4851억원, 지난해 5174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도 역대 최고인 864억원을 기록했다.

삼성메디슨은 소니오와의 기술 협업을 통해 향후 의료진의 진단 소요시간을 크게 단축하고, 진단 품질 또한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유럽의 우수 AI 개발 인력을 확보하는 한편 향후 자사 의료용 AI 솔루션에 소니오의 AI 진단 보조기능 및 리포팅 기술력을 더해 더욱 개선된 AI기능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앞서 삼성메디슨은 지난달 8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열린 인텔의 ‘비전 2024’ 행사에도 참석해 신규 개발한 의료AI를 최초로 공개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김용관 삼성메디슨 대표이사와 펫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만나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 방안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관 대표는 “세계 최고 수준 산부인과 솔루션을 보유한 소니오와 함께하게 돼 기쁘다”며 “경쟁사 대비 뛰어난 품질의 초음파 리포팅 및 AI기술을 갖춘 소니오와 의학 발전을 통한 전 세계 임산부 삶의 질 향상을 함께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세실 브로셋(Cecile Brosset) 소니오 대표는 “삼성메디슨과의 협업으로 양사가 더욱 큰 성장을 이룰 것으로 기대한다”며 “신뢰할 수 있는 든든한 파트너인 삼성메디슨의 지원을 받게 돼 기쁘며 향후 의료 소외지역을 위한 진단 소프트웨어를 함께 개발하는 등 의학 발전에 더 크게 이바지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현일·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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