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무장관 “中 첨단기업 투자 규제 연내 확정”…더 집요하게 규제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이 지난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별도로 미·중관계전국위원회와 미·중기업협의회가 개최한 ‘중국 고위지도자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미국 통상 분야의 사령관인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이 “올해 안으로 중국 투자 규제 규정이 완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내 중국산 커넥티드(인터넷 연결 기능이 있는 자동차) 차량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극단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미국의 대 중국 첨단산업 견제가 구체화되는 모습이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하원 세입소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 러몬도 장관은 “우리는 중국과의 경쟁에서 중국을 압도해야 한다”며 “중국이 첨단 기술을 확보하지 않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핵심 기술에 대한 통제에 집중한다”며 중국 첨단 기업에 대한 투자 규제와 관련해 “재무부가 주도하고 있으며, 내가 알기로 올해 안으로 중국 투자 규제 규정이 완료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러몬도 장관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선 중국산 커넥티드 차량 규제와 관련해 “모든 자료를 분석한 뒤 어떤 조치를 취할지 결정해야 한다”며 “우리는 중국산 커넥티드 차량 금지와 같은 극단적 조치를 취할 수도 있고, 완화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날 미 상무부는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반도체 등을 수출하는 일부 기업에 대한 수출 면허를 취소했다. 면허 취소된 기업에는 인텔과 퀄컴 등 미국 대기업이 포함됐다. 러몬도 장관은 “화웨이는 위협이고, 인공지능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미국 정부는 ‘챗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의 중국 판매 금지 방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는 이날 미 상무부가 생성형 AI 핵심 소프트웨어에 대한 중국의 접근을 막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고위 관계자 3명을 인용해 전했다.

로이터는 “현재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픈AI 등 생성형 AI 모델을 개발한 미국 기업은 중국을 포함해 전세계에 AI 모델을 판매했다”며 “앞으로 중국, 러시아 등을 대상으로 새로운 수출 통제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미국이 발표한 AI 행정 명령이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 명령은 모델 훈련에 필요한 컴퓨팅 성능의 양을 기준으로 한다. 해당 수준에 도달하면 개발자는 AI 모델 개발 계획을 보고하고 테스트 결과를 상무부에 제공해야 한다.

미 정치권도 바이든 정부에 적극적인 중국 제재를 요구하고 있다. 규제에 허점이 너무 많다며 더 촘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셰러드 브라운 미 상원의원은 “중국에서 설계·개발·제조·공급되는 모든 중국산 인터넷 연결 차량과 스마트 차량 기술을 금지하는 행정규칙을 제정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너무 광범위하게 규제할 경우 오히려 미국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과잉 규제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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