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간) 러시아의 공습을 받은 우크라이나 키이우 지역에서 구조대원들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AFP] |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전력망에 대규모 공습을 가하면서 우크라이나 정부가 제한 송전 조치를 취하는 데 이르렀다.
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에너지부는 이날 오후 6시부터 11시까지 산업용 전력 송배전이 제한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에너지부는 시민들에게 오전 7~10시와 오후 5~10시 등 피크타임에 절전에 참여해달라고 당부했다. 에너지부는 “러시아의 폭격으로 손상된 에너지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가정용 전기 사용을 제한하지 않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헤르만 갈루셴코 에너지부 장관은 이번 러시아의 공습에 대해 “우리 에너지 산업에 대한 또다른 대규모 공격이 이뤄졌다”고 격분했다.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러시아군은 폴타바, 키로보흐라드, 자포리자, 르비우, 이바노프란키우스크, 빈니차 등 우크라이나 6개 지역의 에너지 인프라에 대해 공습을 단행했다.
이번 공습은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전승절 하루를 앞두고 감행됐다. 러시아는 지난해에도 전승절을 앞두고 바흐무트 등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공세를 강화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러시아군이 발사한 순항미사일과 탄도미사일 55기, 공격용 드론 21기 등 발사체 76기 중 59기를 격추했지만 나머니 16기는 목표물을 타격했다. 이번 공습으로 3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미사일 공격은 우크라이나의 최대 발전회사인 DTEK의 화력 발전소 3곳에 손상을 입혔다.우크라이나 전력의 약 20%를 공급하는 DTEK는 가용 발전 용량 80%에 해당하는 설비가 손상되거나 파괴됐다.
WP는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방공시스템과 탄약 공급에 어려움을 겪음에 따라 우크라이나의 발전소와 전력망의 대공방어가 취약해졌다”고 설명했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고위 대표는 "우크라이나는 적절한 방공 시스템이 시급히 필요하다"며 다가오는 유럽연합(EU) 국방장관 회의에서 이 문제가 우선순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