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지난해 실손의료보험에서 2조원에 육박하는 적자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백내장 대법원 판결 등으로 인해 감소했던 비급여 지급보험금이 다시 증가세로 전환한 영향이다. 금융당국은 과잉진료와 급격한 보험료 인상의 주범으로 꼽히는 실손보험에 대대적인 개혁을 준비하고 있다.
10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실손의료보험 사업실적(잠정)’에 따르면 2023년 보험손익은 1조9700억원으로 적자폭이 전년 1조5300억원 대비 4400억원 증가했다. 생명보험사는 전년 대비 500억원 이익이 감소했고, 손해보험사는 전년 대비 3900억원 손실이 상승했다.
보험료수익은 14조4000억원으로, 전년(13조2000억원) 대비 1조2000억원(9.5%) 증가했다.
발생손해액을 보험료수익으로 나눈 경과손해율은 103.4%로 전년(101.3%) 대비 2.1%포인트(p) 늘었다.
3세대(137.2%)가 가장 높고, 4세대(113.8%), 1세대(110.5%), 2세대(92.7%) 순으로 집계됐다. 2017년 출시된 3세대는 2023년 처음 보험료를 인상했으며, 2021년 출시된 4세대는 2026년까지 보험료를 조정할 수 없다.
작년 말 보유계약은 3579만건으로, 전년(3565만건) 대비 14만건(0.4%) 늘었다.
전체 지급보험금 중 의원의 비중(32.9%)이 가장 컸다. 다만 백내장 수술 감소 등으로 전년 대비 하락했다. 비급여 보험금은 8조원으로 전년(7조9000억원) 대비 2.0% 증가했다.
2022년 백내장 대법원 판결 등으로 인해 다소 감소했던 비급여 지급보험금이 다시 증가세로 전환한 게 특징이다.
코로나 방역조치 완화 후 호흡기 질환 증가 등으로 비급여 주사료(28.9%)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무릎줄기세포주사 등 신규 비급여 항목이 계속 출현하는 등 전체 실손보험금 중 비급여가 여전히 높은 비중 차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실손보험이 국민의 사적 안전망 역할을 지속할 수 있도록 보험금 누수 방지와 다수의 선량한 계약자 보호를 위한 제도개선 등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