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 자체가 역사…해방 후 지은 인천 ‘조흥상회’ 문화유산 등록 예고

인천 구 조흥상회. [문화재청]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과거 ‘배가 드나드는 다리가 있었다’고 해서 유래된 ‘배다리’ 지역에 남은 상업건물과 악기별로 편찬된 조선시대 궁중음악 악보가 문화유산이 된다. 9일 문화재청은 ‘인천 구 조흥상회’, ‘이왕직 아악부 정간보’, ‘이왕직 아악부 오선악보’를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 예고했다.

인천광역시 동구 금곡동에 위치한 인천 구 조흥상회는 해방 이후 현대기로 넘어가는 1955년 건축됐다. 근대기 인천의 역사를 온전히 간직한 배다리 지역을 대표하는 장소다. 국가등록문화유산으로 등록 예고된 배경에 대해 문화재청은 “당시 지역민의 삶을 표상했던 곳으로 장소성을 갖고 있다”며 “해방 후 오늘날에 이르기까지의 인천의 도시화 과정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뛰어난 가치를 지녔다”고 설명했다.

이왕직 아악부 정간보. [문화재청]

이왕직 아악부 정간보는 구전으로만 전승된 조선시대 궁중음악을 악기별로 편찬한 악보다. 조선시대 궁중음악 기관인 장악원을 계승한 이왕직 아악부에서 제작했다. 이를 통해 거문고, 가야금, 피리, 대금, 해금, 아쟁, 당적(소금), 편종, 편경 등 궁중음악을 연주하는 악기별 연주 악곡과 곡·장단 구성, 악곡별 악기 편성, 선율 등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제례악을 제외한 1920~1930년대 연주된 조선시대 궁중음악 연주곡 전반이 담겼다.

이왕직 아악부 오선악보는 1930년대 채보돼 현재 전해지는 유일한 이왕직 아악부의 오선악보이자 우리나라 최초의 궁중음악 오선악보다. 궁중음악과 가곡·가사·시조 등 풍류음악까지 당시 음악의 연주법과 시김새(꾸밈음)가 악기에 따라 세세하게 기록됐다. 1927년 5월부터 1928년 4월까지 유럽 순방을 하던 영친왕 내외가 방문국에서 조선의 음반과 음악을 요청받은 것을 계기로 이왕직 아악부에 오선악보의 제작을 지시했다. 우리나라 전통음악을 대외적으로 소개하기 위해 오선악보로 채보하던 초기의 상황과 과정을 알 수 있는 기록물로서 가치가 높다.

문화재청은 30일간의 예고기간 동안 수렴된 의견을 검토하고,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통해 최종 등록할 예정이다.

이왕직 아악부 오선악보. [문화재청]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