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를 위해 야당의 협조를 구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10일 "과세 당위론에 빠져 소탐대실하는 것 아닌지 일반 국민에게 유일하게 남은 부의 사다리를 걷어차는 것 아닌지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포럼은 이날 배포한 논평에서 "현실적으로 일반주주 보호에 관한 법과 제도가 정착되고 시장이 수용할 수 있을 때까지 유예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또 최소한 배당소득에 대한 분리과세, 장기투자자 소득세율 인하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포럼은 금투세 도입에 따른 증시 후폭풍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투세 시행 후 수십조 원이 해외로 투자처를 옮긴다면 한국 증시는 상승 동력을 잃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더 심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포럼은 "우선 정부가 추정한 금투세 대상자의 수가 전체 투자자의 고작 1%라고 해도 이들이 투자하고 있는 금액은 한국 증시 전체에서상당히 큰 부분이기 때문"이라며 "금투세는 안그래도 체력이 약한 한국 주식시장에 치명상을 입힐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의 투자 포트폴리오 조정 과정에서 상당한 돈이 해외 시장으로 빠져나가고 한국 주식 가격 은 상승 동력을 그만큼 잃을 것"이라며 "한국 주식시장은 이제 미국, 일본 등 다른 주식시장과 사 실상 완전 경쟁 중이라는 사실을 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또 이들은 "대기업의 지주회사 전환에 대한 지배주주들의 양도소득세는 지난 2000년 이후 20년 이상 이런 저런 이유로 계속 유예를 연장하면서 전혀 부과하지 않고 있는데, 왜 일반 개인주주들의 금융투자소득세는 이렇게 급하게 시행하려고 하는 것인가"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아울러 "미국 등 다른 선진국 시장과 같은 수준의 세금을 부과하려면 주주에 대한 이사회의 의무 등 선진국 수준의 일반주주 보호 법제가 먼저 갖춰져야 하는 것이 순서"라며 "정부와 정치권의 현명한 재검토와 입장 변화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