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현지시간) 애플 신제품 발표 행사에서 신형 아이패드 프로에 탑재된 M4 칩셋이 소개되고 있다. [애플 제공] |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인공지능(AI) 경쟁에서 한걸음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는 애플이 AI 작업 처리를 위한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컴퓨팅 서버에 자체 개발한 칩을 탑재한다. 온디바이스(기기 자체 구동) AI와 클라우드 AI를 혼합해 보다 다양한 AI 기능을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블룸버그통신은 9일(현지시간) 애플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발표된 아이패드 프로에 탑재된 M4 칩셋을 포함한 애플 실리콘(애플 자체 개발 칩)이 AI 서버에 탑재될 것이라고 전했다.
애플이 자체 개발 칩을 이용해 클라우드에서 AI작업을 처리하려는 계획은 3년 전부터 구상했지만 오픈AI의 챗GPT와 구글의 제미나이(Gemini) 등이 촉발한 AI 열풍을 확인하고 일정을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우선 지난해 출시된 맥 프로와 맥스튜디오에 탑재됐던 M2울트라 칩셋을 서버에 투입하고 차츰 M4 칩셋도 추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처럼 클라우드 서버에 자체 개발 칩을 적용하는 프로젝트는 애플 내부에서 코드명 ‘ACDC(Apple Chips in Data Center)’로 불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M4 칩셋은 애플 사상 가장 빠른 뉴럴 엔진(신경망 엔진)을 탑재해 초당 38조 번의 연산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애플은 “현존하는 모든 AI PC의 신경망처리장치(NPU)를 능가하는 속도”라고 자평했다.
놓친 알림이나 문자 메시지 요약 등 보다 간단한 AI 기능은 아이폰, 아이패드, 맥에 탑재된 칩에서 자체적으로 제공하되 사용자가 원하는 이미지를 생성하거나 긴 뉴스 기사를 요약하고 이메일에 자동으로 답장을 작성하는 등 복잡한 작업에는 M4 칩셋으로 구동되는 클라우드 서버에서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자사 칩에 탑재된 ‘시큐어 인클레이브(Secure Enclave)’ 기능을 적용하면 클라우드 AI 서버에서도 온디바이스 AI 이상의 보안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큐어 인클레이브는 칩셋에서 메인 프로세서와 격리된 추가 보안 계층을 제공하는 기능이다. 이 보안계층에 민감한 사용자 데이터를 내부 저장장치와 별도로 저장할 수 있다.
애플은 온디바이스와 클라우드 두가지 형태의 AI 기능을 모두 제공하기 위해 보다 강력한 칩셋으로 제품 라인업을 빠르게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 아이패드 프로에 이어 최신 M4 칩셋을 올해 말에 맥 미니, 아이맥, 맥북프로에 탑재하고 내년에는 맥북에어, 맥스튜디오, 맥 프로로 확대할 계획이다.
블룸버그는 “애플은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 서비스는 파트너십을 통해 제공하되 사용자에게 맞춤형 경험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AI를 제품 라인에 접목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애플은 오는 6월 10일 세계 개발자 컨퍼런스(WWC)에서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AI 전략을 공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