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제청, 영국 학교들 방문… 공모 방침에 반한 불공정 시비에 휘말릴 수 있어

윤원석 인천경제청장 일행은 지난달 28일부터 5월 5일까지 유럽 4개국 해외출장을 다녀왔다.〈인천경제청 제공〉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인천경제자유구역청 국제학교 업무 담당 실무진이 최근에 다녀 온 영국 6개 학교 방문은 우수한 학교를 발굴해 유치할 목적이 아니라면 공모를 앞두고 불공정 특혜시비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는 인천경제청이 영종 국제학교 공모 방침을 세워 놓고 있는 상황에서 영국 학교들을 방문한 것은 사전에 특정학교를 정해 놓기 위한 행보로 오인돼 공모에 참가할지 모르는 다른 학교들 입장에서는 특혜로 보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모는 영종 국제학교 설립을 희망하는 여러 국가에서 참여하는 학교들을 놓고 심사를 통해 선정하면 되는데, 굳이 예산을 사용하면서까지 이들 특정학교를 방문할 이유가 있었는지, 또 학교들 방문은 ‘유치’ 행보인지, ‘공모’ 행보인지 분간이 안되는 납득하기 어려운 인천경제청의 행동에 대해 의구심을 부추기고 있다.

인천경제청은 지난 8일 ‘윤원석 인천경제청장, 첫 해외출장 유럽 IR… 글로벌 투자유치 총력’ 보도자료를 통해 영종 국제학교 유치를 위해 영국 6개 학교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보도자료 내용 중에는 “영종 주민대표와의 간담회 시 논의됐던 영종 국제학교 유치사업을 본격 추진하기 위해 현재까지 인천경제자유구역(IFEZ)에 개교 의향을 보인 영국 명문 국제학교 본교를 방문해 현장을 시찰하고 본교의 운영진과 구체적인 진출 방안을 논의했다”면서 “향후 경제청이 국제학교 공모 추진 시 적극 참여하기로 했다(6개 국제학교 방문)”라고 밝혔다.

만약, 공모가 아니라면, 이들 학교들만 가지고 비교심사 해서 뽑을 것이기 때문에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인천경제청은 공모 방침을 세워 국제학교를 유치한다고 밝혀 왔는데 공모 추진을 앞둔 상황에서 영국에 가서 특정학교들을 지목해 다녀 온 것은 모순 행정이자, 특혜 시비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인천경제청이 추진하고 있는 공모 방식이라면 특정학교들을 만나는 행위 자체가 불공정하게 비춰질 수 있어 굳이 영국 출장 없이 미국, 캐나다 등 여러 국가에서 자유롭게 영종 국제학교 설립 의사를 밝힌 국가별 참여 희망 학교들을 모두 받아 비교심사해서 선정해 유치하면 된다.

하지만, 인천경제청은 학교를 선정해 유치하는 것도 아닌데 공모 방침을 세운 상황에서 이들 학교 방문은 특정학교를 지목해 방문했다는 것으로 보여질 수 있어 그 자체가 공평성 문제, 논리적 모순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제학교 한 관계자는 “공모 방침을 세운 인천경제청의 주장대로 공모를 하면 미국, 캐나다 등 여러 국가에서 많은 학교들이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타 국가 참여 학교들로부터 특정학교들 방문은 편파적, 특혜 등의 소리를 들을 게 뻔한 일이어서 공평성에 대한 논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영종 주민들은 “인천경제청은 그동안 주민들이 원하던 명문학교가 타 지역으로 나가게 되자, 유치 실패 책임을 면하기 위해 부랴부랴 영국 출장 계획을 세운게 아닌지, 그게 아니면 공모한다면서 굳이 영국까지 가서 6개 학교를 방문하고 다닐 이유가 없다”며 “경제청은 적극적 개념의 ‘유치’와 수동적 개념의 ‘공모’ 차이를 잘 모르는 것 같다며 반드시 정보공개를 통해서라도 그 이유를 소상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본보는 이에 대한 사실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인천경제청 국제학교 업무 담당 실무진과의 소통 시도가 성사되지 않았지만, 다른 간부 직원은 “영종 국제학교 유치를 위한 공모를 앞둔 상황에서 영국 6개 학교 방문은 공평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경제청은 영종 주민들의 염원인 영국 최상위급 명문 킹스칼리지스쿨이 고양시와 국제학교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을 추진할 것이라고 의식한 듯 지난달 3차례에 걸쳐 킹스 본교 방문을 요청했지만 이를 거절 당했는데도 영국 출장을 강행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인천경제청이 유럽 출장에서 돌아 온 이틀 후인 지난 7일 고양시와 킹스는 국제학교 설립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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