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수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10일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날 열린 중대본 회의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연합] |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정부가 외국 의사의 국내 진료를 가능하게 하는 의료법 시행령을 입법예고했지만, 당장 의료현장에 투입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2000명 의대 증원에 대한 법원의 자료 요청에도 충실히 응한다는 계획이다.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은 10일 한덕수 중대본 본부장(국무총리) 주재로 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박민수 중대본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회의 이후 브리핑에서 “이번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안은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선제적이고 보완적인 조치의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국민에 대한 의료보호 체계를 최대한 확대하고, 비상진료체계의 저변을 다지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박 차관은 “외국 의사는 제한된 기간 내 정해진 의료기관에서 국내 전문의의 지도 아래 사전 승인받은 의료행위을 할 수 있다”며 “어떤 경우에도 실력이 검증되지 않는 의사가 우리 국민을 진료하는 일은 없도록 철저한 안전 장치를 갖출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비상진료체계는 큰 혼란없이 유지되고 있어 정부는 외국 의사를 당장 투입할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중대본은 또 10일까지 법원에서 요구한 2000명 증원 관련 모든 자료를 제출할 예정이다.
박 차관은 “‘의대정원 배정위원회’는 교육부장관의 정책 결정을 위한 자문 역할을 담당한 위원회로서, 법정위원회가 아니며, 관련 법령에 따른 회의록 작성 의무가 없다”면서도 “회의를 하며 주요 내용을 정리한 회의 결과를 가지고 있어 이를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와 함께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와 산하 의사인력전문위원회 회의록도 제출할 예정이다.
중대본은 최근 일부 국립대에서 확대된 의대 정원을 반영한 학칙개정안이 교무회의 등에서 부결되는 상황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박 차관은 “법령 상 학칙개정은 고등교육법과 시행령에 따라 학교의 장이 최종적으로 공포해야 한다”며 “대학별 의대정원은 교육부장관이 정하는 사항에 따라야 하며, 이를 따르지 않는 경우 시정명령 등이 가능하다”고 개정안 처리를 촉구했다.
한편 중대본은 이날 회의에서 ‘광역응급의료상황실 기능 강화방안’도 논의했다.
현행 수도권, 충청권, 경상권, 전라권 4개소에서 인구가 많은 수도권, 경상권에 7월 중 각각 1개씩 추가 개소해 총 6개소를 운영한다.
상황의사 근무수당은 12시간 당 현행 45만원에서 60만원으로 인상하고, 상황요원도 추가 채용해 수도권은 현행 20명에서 30명으로 1.5배, 비수도권은 15명에서 30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응급상황이 발생한 초기부터 중증응급환자를 적정 병원으로 이송할 수 있도록 중증응급환자 이송이 지연되는 경우 구급상황관리센터에서 광역응급의료상황실에 공동대응을 요청토록 하고, 요청을 받은 광역응급의료상황실에서는 환자에 대한 정보를 공유받아 환자가 적정 병원에서 치료받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의대 교수의 광역응급의료상황실 겸직근무를 활성화하고, 광역응급의료상황실에서 각 의료기관의 병상, 장비, 진료제한 질환 등 각 응급의료자원 정보를 보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정부는 또 올 상반기 필수의료분야 보상체계 공정성 제고를 위한 신속 추진과제로, 신생아·소아 분야(700억원), 산모 분야(200억원), 중증 분야(300억원) 등 약 1200억원을 추가 투입한다.
이미 이달부터 수도권(경기도·인천)의 신생아 집중치료 지역센터 16개소 일 5만원, 비수도권 35개소 일 10만원의 공공정책수가를 지원하고, 281개 수술 항목에 대한 소아연령 가산을 최대 300%에서 1000%로 대폭 인상했다.
6월 1일부터는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에 대해 고위험 분만 관련 손실분을 사후보상하고, 집중치료실 입원환자 1인당 일 20만원을 7일 간 정액 지원할 예정이다.
심장혈관 중재술에 대한 보상도 강화해 일반 시술의 1.5배 수가를 적용하는 급성심근경색증 응급시술 적용범위를 확대하고, 모든 혈관에 대한 시술에 수가 산정이 가능해지며 시술 수가도 기존 최대 130%에서 270%로 대폭 인상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