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시대에도 tvN 저력 입증…콘텐츠 성공 바로미터 30대 여성 집중

2030을 TV 앞에 불러 앉힌 tvN

유저들이 tvN 드라마를 ‘갖고 놀고’ 싶게 만드는 것이 마케팅 전략

tvN에서 보고 디지털에서 가지고 노는 ‘멀티플랫폼’ 전략

홍기성 CJ ENM 미디어사업본부장, 구자영 마케팅담당, 박상혁 채널사업부장.(왼쪽부터)

홍기성 CJ ENM 미디어사업본부장, 구자영 마케팅담당, 박상혁 채널사업부장.(왼쪽부터)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OTT 급부상으로 미디어 플랫폼이 다변화된 가운데 tvN의 콘텐츠가 저력을 보이며 TV의 경쟁력이 입증되고 있다. 드라마의 연이은 히트로 TV드라마의 르네상스를 연 tvN은 OTT 티빙과의 제작·편성 시너지 및 차별화된 마케팅을 통해 콘텐츠 화제성을 제고하고 2049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전략을 공개했다.

CJ ENM은 지난 8일 서울 상암동 CJ ENM 센터에서 〈tvN 미디어 톡-2030은 TV를 안 본다고? tvN은 달라!〉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홍기성 CJ ENM 미디어사업본부장, 박상혁 채널사업부장, 구자영 마케팅담당 및 ‘선재 업고 튀어’를 기획·제작한 김호준 CJ ENM 스튜디오스 CP, ‘백패커’, ‘장사천재 백사장’의 이우형CP, ‘텐트 밖은 유럽’ 홍진주 PD등이 함께했다.

tvN의 심상치 않은 상승세는 연초부터 시작됐다. 월화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가 tvN 역대 월화극 시청률 1위를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눈물의 여왕〉, 〈선재 업고 튀어〉가 트리플 히트를 기록했다. 이를 통해 개국 이후 최초로 연간 프라임 시청률 1위를 달성한 것은 물론, 4월에는 tvN 드라마가 OTT를 포함한 전체 드라마 화제성 점유율 중 70% 이상을 차지했다.

CJ ENM 미디어사업본부 홍기성 본부장은 “플랫폼의 다양화,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도 tvN은 2030 유저에 집중하며 ‘TV는 안 봐도 tvN은 본다’는 공식을 가능케 했다”며 “앞으로도 2030 유저들이 ‘캘박(캘린더 박제, 일정을 저장한다)’하고 TV앞에서 실시간 즐거움에 빠질 수 있도록 대중적 공감대를 기반으로 한 초격차 콘텐츠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tvN, 30대 여심(女心)을 잡아라! TV-OTT 모두 웃는 콘텐츠 전략의 힘

tvN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핵심 타깃이다. 급변하는 시청 환경 속에서 ‘화제성’, ‘구매력’, ‘파급력’이 높은 타깃에 집중하는 전략을 택한 것. tvN은 20세부터 49세까지의 시청자들을 핵심 타깃으로 콘텐츠를 개발하며 채널 전략에도 반영한다.

특히 30대 여성은 tvN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세대다. OTT 평균 구독 개수는 2.1개로 전 세대 중 가장 많은 OTT를 구독하며 각 OTT 플랫폼 내에서도 30대의 이용 비중이 가장 높다. 30대 여성은 모든 연령대 중 콘텐츠를 가장 적극적으로 소비하고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콘텐츠 성과 예측의 바로미터가 된다.

박상혁 채널사업부장.

박상혁 채널사업부장.

타깃에 대한 철저한 분석은 콘텐츠 투자로 이어진다. 미디어사업본부는 드라마 기획 개발 시스템인 ‘tvN-OTT 통합 드라마 GLC (Green Light Committee)’를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GLC는 대본을 통해 드라마를 선정하는 프로세스로, tvN은 티빙과의 공동 GLC를 통해 작품 별 주요 시청 타깃을 예측하고 이에 적합한 방영 플랫폼을 정하고 있다.

또한 tvN은 드라마 업계 최초로 ‘방영 전 시청자 시사’를 진행, 2030영타깃이 좋아할 만한 셀링 포인트를 잡아 편집과 마케팅 전략에 반영한다.

가령 〈내 남편과 결혼해줘〉의 경우 웹툰 원작을 기반으로 한 영타깃의 인지도와 중장년층에게도 소구 가능한 불륜 복수 소재, 요즘 TV 드라마가 선호하는 카타르시스적인 전개가 돋보여 tvN에 편성을 결정했다. 반면, 〈피라미드 게임〉의 경우 고등학교 배경의 10대가 주인공인 점과 TV에서 표현하기 힘든 수위, 독특한 소재로 티빙에 가게 됐다.

박상혁 채널사업부장은 “GLC 참가자 중 30대 평가자 비율을 70% 이상으로 늘려 핵심 타깃이 지향하는 드라마를 더 잘 고를 수 있도록 했다”며 “대본 평가 후 소구하는 타깃과 소재, 장르, 형식을 고려하여 tvN 드라마와 티빙 오리지널 그리고 tvN과 티빙의 공동 편성작까지 적합한 플랫폼에 편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콘텐츠의 본질과 제작 퀄리티에 집중한 결과 tvN의 콘텐츠는 TV와 OTT 양 플랫폼 모두에서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좋은 콘텐츠를 TV에서 선보이면 높은 화제성을 가지고 온라인에 확산이 되며 OTT를 통해 몰아보기, 다시보기로 유입이 되고, 이렇게 증가한 시청자는 다시 TV 를 시청하며 더 큰 시청률을 기록하는 선순환 구조가 완성되는 것.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월화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의 경우 tvN과 티빙 양 플랫폼의 시너지로 월화드라마, 청춘물이라는 장르 한계에도 불구하고 OTT 주 시청층인 2030 여성들을 TV앞에 불러모았으며 OTT 티빙과 시청시간 및 화제성이 동반 상승 중이다.

-“시청자가 아닌 2030 유저들이 놀게 만들자” MZ 캘박 시키는 tvN스러운 마케팅

시청자들을 불러모으는 차별화된 마케팅도 tvN만의 강점 중 하나다. 2030 시청자들을 일방적으로 제공된 영상을 보는 ‘시청자’의 의미를 넘어서 드라마를 갖고 노는 ‘유저(user)’로 인식하고, 유저들이 tvN 드라마를 ‘갖고 놀고’ 싶게 만드는 것이 tvN마케팅의 전략이다.

tvN은 ‘tvN 드라마(702만)’, ‘디글(352만)’, ‘샾잉(131만)’ 등 국내 방송사 최대 규모의 유튜브 구독자와 tvN 드라마 인스타그램(463만), 페이스북, 틱톡 등 다양한 마케팅 플랫폼 채널을 갖췄다. 다양한 콘텐츠를 각 플랫폼 별로 ‘무한 리필’함으로써 본방 시청 동기를 유발하고, SNS 공식 채널을 ‘티벤이’라고 부르는 유저들과 친구처럼 소통함으로써 유저와 ‘함께’ 작품의 가치와 화제성을 높이는 VCC(Value Co-Creation)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다.

구자영 마케팅담당은 “OTT와 달리 TV는 본방송을 챙겨 보며 ‘같이 보고 있다’는 유대감을 갖는 것이 중요한 만큼, 유저들이 놀 수 있는 판을 만들어주고 있다”며 “매주 행복한 기다림을 거쳐 가장 빠르게 콘텐츠를 만난다는 설렘을 선사하고, 거기에 이야기거리를 계속 만들어주는 것이 tvN 마케팅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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