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억 연봉도 아깝지 않다…그들이라면 23억 사장 보다 월급 더 주겠다는데

조주완 LG전자 CEO(왼쪽 두 번째)가 1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서 열린 해외 인재채용 프로그램 'LG전자 북미 테크 콘퍼런스'를 주관하며 참석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순식 기자] LG전자가 AI(인공지능) 인재 영입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해 주목된다.

LG전자 조주완 최고경영자(CEO) 사장은 11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인공지능(AI) 인재 영입을 위해 연봉 100만 달러를 줄 수 있고, 나보다 연봉을 더 받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며 AI 인재 영입에 대한 의지를 이같이 밝혔다.

조 CEO는 글로벌 빅테크 격전지이자 전 세계에서 AI가 가장 치열하게 논의되는 미국 서부지역 출장 일정에 올랐다.

그는 일주일여간 ▷ AI 전문 인재 확보 ▷ 글로벌 투자자 기업설명회 ▷ 마이크로소프트 CEO 서밋 등의 일정을 소화하며 사업 전 영역에 걸친 AI 가속화 전략 구상에 들어간다.

조 CEO는 이날 LG전자의 AI 인재 채용을 위한 '테크 콘퍼런스' 참석차 실리콘밸리를 방문했다. 이 행사는 실리콘밸리와 시애틀, 로스앤젤레스(LA) 등지에서 빅테크와 스타트업에서 근무하는 AI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회사 설명회다.

조 CEO는 "회사의 연구위원이나 임원급, 적어도 팀을 이끌 수 있는 리더급을 채용할 계획을 하고 있다"며 "특히, 최근 중요한 트렌드가 많이 일어나고 있는 시큐리티(보안) 쪽 리더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AI 인재의 채용 규모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양적으로는 (AI 인재의) 진용을 갖췄다"면서 "숫자만 늘려가는 것은 아닌 것 같고, 이제 질적인 중량급 인재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I 인재 영입을 위해 연봉을 "100만 달러도 줄 수 있다고 본다"며 "나보다 연봉을 더 많이 받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LG전자가 지난해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조 CEO의 지난해 연봉은 23억4000만원에 달한다.

그는 또 빅테크에서 임직원에게 지급하는 성과급 성과 보상 체계인 제한조건부주식(RSU·Restricted Stock Units) 등도 고려할 때가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조 CEO는 빅테크를 중심으로 AI 기술 경쟁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LG전자도 AI 수혜주"라고 자신했다.

그는 "가전사업은 전통적인 비즈니스로 여겨지지만, 우리는 축적된 많은 AI 기술을 갖고 있고, 무엇보다 수억대에 달하는 모수(판매 기기)가 있다"며 "이는 우리의 AI를 가속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LG전자가 연간 판매하는 기기는 1억 대로, 제품 수명을 7년으로 가정하면 현재 전 세계에 판매된 LG전자 제품은 7억 대에 달한다. LG전자는 이들 제품을 통해 고객과 상호작용하며 확보해 온 사용 데이터가 7000억 시간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조 CEO는 오는 13일 샌프란시스코 소재 글로벌 유력 기관투자사의 고위급 투자 담당 임원들을 연달아 만나 기업설명회를 주관한다.

이번 기업설명회에서 업계 공통 화두인 AI 트렌드 측면에서 LG전자가 다른 어떤 기업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할 계획이다.

조 CEO는 14∼16일에는 시애틀에서 MS가 주최하는 'AI 서밋'에 참석해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도 만난다. 그는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고 "(나델라 CEO와 해야 하는) 깊은 얘기가 좀 있다"며 웃었다.

MS CEO 서밋은 글로벌 선도 기업 CEO 및 관계자들이 경제·경영 환경, 산업 트렌드 등을 주제로 교류하는 비공개 초청 행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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