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셀럽, ‘디지털 단두대’ 올랐다” SNS 보이콧 확산

‘멧 갈라’ 참석한 배우 젠데이아 [게티이미지닷컴]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수많은 팔레스타인 민간인이 다치거나 숨지고, 삶의 터전까지 잃은 가자 전쟁의 불똥이 미국 연예계로까지 번지는 분위기다.

13일(현지시간) 미국 NBC방송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용자들이 가자 지구에서 벌어진 참상에 침묵하는 유명인들의 계정 차단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며 “이에 따라 수백명 스타가 ‘디지털 단두대(digital guillotine)’에 올랐다”고 전했다.

그 명단에는 유명 배우 젠데이아, 팝스타 셀레나 고메즈, 드레이크, 저스틴 비버, 리얼리티 TV쇼로 유명한 카다시안 가족 등이 올랐다.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 등 스타의 오랜 팬들조차 유명인들의 계정을 차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유명인에 대한 반감은 이스라엘의 가자 남부 도시 라파에 대한 군사공격 계획이 발표된 시점과 미국 최대 패션쇼인 ‘멧 갈라’ 개최 시기가 겹치며 더욱 커지는 양상이다.

디지털 단두대 운동을 시작한 SNS 제작자 ‘레이디프롬더아웃사이드’는 “도움이 절실한 사람을 돕기 위해 자신이 가진 어떤 것도 쓰지 않는 유명인과 인플루언서, 부유한 사교계 인사들을 차단할 때”라며 “우리가 그들에게 준 플랫폼과 조회 수, 좋아요, 댓글, 돈을 빼앗을 때”라고 했다.

SNS 분석업체 소셜블레이드의 분석에 따르면 차단 목록에 오른 많은 유명인은 ‘디지털 단두대’ 운동 이후 하루 평균 수만명에서 수십만명의 팔로워를 잃고 있다.

지난 2021년 ‘멧 갈라’에 참석한 저스틴 비버 [게티이미지닷컴]

이처럼 유명인을 상대로 한 디지털 단두대 운동이 적절한지에 대한 논란도 있다.

멧 갈라 참석자를 중심으로 작성된 계정 차단 목록이 문제가 되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멧 갈라에 초대받은 유명인들이 참석 비용으로 7만5000달러(약 1억원)을 지불한다는 게 오해라는 지적이 많고, 레이첼 지글러 등 가자 상황에 목소리를 내온 참석자도 있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일각에선 유명인들에게 친팔레스타인 활동의 초점을 맞추면 안 되고,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은 가자전쟁과 관련한 이야기를 우선적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유명인이 올린 한 편의 SNS 게시물이 얼마나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지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미국 패션계 최대 행사로 꼽히는 멧 갈라에서는 여러 논란과 해프닝이 올해 쏟아졌다.

K팝 보이그룹 스트레이 키즈는 레드카펫 행사 중 해외 파파라치들에게서 노골적인 인종차별을 당했다.멧 갈라 근처에도 가지 않은 유명 스타의 조작 사진도 확산했다. 가수 케이티 페리가 꽃으로 뒤덮인 드레스를 입고 멧 갈라에 참석한 사진이 엑스에 8만회 이상 리트윗됐지만, 이는 AI로 조작한 사진인 것으로 판명돼 논란이 됐다.

당일 행사장 바깥에선 친 팔레스타인 반전 시위도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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