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이재명 ‘히로부미 침탈’ 한심한 발상…우리 정부, 日압박해야”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은 13일 "일본 정부의 외압으로 네이버가 라인을 빼앗기게 된 급박한 상황에서 야당 대표의 행태가 한심하다"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이 대표는 '이토 히로부미 손자 : 대한민국 사이버 영토 라인 침탈'이라고 했다"며 "마쓰모토 다케아키 일본 총무상이 이토 히로부미의 외고손자라는 것이다. 이토 히로부미의 외고손자냐, 아니냐가 지금 이 문제의 핵심이라는 말인가.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한심한 발상"이라고 따졌다.

유 전 의원은 "그러면 이토의 자손이 아니면 네이버의 지분을 빼앗아도 이 대표는 입을 다물 것인가"라며 "논리적, 합리적으로 접근하지 않고 '너는 나쁜 조상의 후손이니까 나쁘다' 식의 감정만 건드리는 포퓰리즘으로는 라인 사태에서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우리 정부를 향해서도 "이 사태의 핵심은 일본 정부가 '자본 관계를 재검토하라'고 행정 지도를 통해 압력을 행사했고, 이에 따라 라인야후와 소프트뱅크가 일사천리로 네이버의 지분을 빼앗아가는 상황을 우리 정부가 막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건 글로벌 스탠더드를 위반하는 일본 정부의 반시장적 조치이고, 한일투자협정을 위배하기에 우리 정부가 진작 강력히 막았어야 할 문제"라고도 지적했다.

그는 "그런데 우리 정부는 '네이버가 정확한 입장을 정해야 정부가 행동할 수 있다'고 뒤에 숨어버리고 네이버에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네이버가 을의 위치에서 일본 정부와 합작 파트너로부터 협공을 당하는 상황에서 무슨 말을 공개적으로 하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지금이라도 '일본 정부의 압력으로 시작된 지분 매각에 반대한다. 일본 정부는 자본관계 재검토를 지시한 행정 지도를 철회하라'고 일본 정부에 분명히 요구해야 한다"며 "네이버에게 분명한 입장을 밝히라고 압박할 게 아니라, 일본 정부에게 자본관계 재검토 지시를 철회하라고 압박을 가하라는 말"이라고 했다.

유 전 의원은 "과기부 차관이 애매한 얘기를 할 게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과 외교부가 나서 우리 기업의 해외투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이재명 대표는 11일 일본 정부의 행정지도로 발생한 '라인 야후 사태'에 따라 네이버가 키워온 메신저 앱 라인이 일본에 넘어갈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을 놓고 정부 대응을 비난했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이토 히로부미 : 조선 영토 침탈, 이토 히로부미 손자 : 대한민국 사이버영토 라인 침탈, 조선 대한민국 정부 : 멍~"이라는 내용이 담긴 이미지를 올렸다.

이는 '일본 정부의 행정지도를 지휘한 마쓰모토 다케아키 일본 총무상이 이토 히로부미의 후손이라고 밝혔다'는 내용의 보도를 염두에 두고 올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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