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피코 전기화물차 '포트로' |
[헤럴드경제=노아름 기자] 초소형 친환경 전기차 ‘포트로’를 생산하는 디피코가 회생계획 인가결정을 받았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디케이파트너스-제이커브인베스트먼트(이하 ‘디케이-제이커브’) 컨소시엄을 새로운 주인으로 맞이한 가운데 디피코 회생계획 인가의 ‘일등공신’으로 회계법인 딜로이트안진이 꼽힌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디피코는 최근 개최된 관계인집회에서 회생계획안을 최종 인가받았다. 지난해 8월 말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개시를 신청한 이후 9개월여만이다.
1998년 설립된 디피코는 강원도 횡성에 전기차 생산공장을 두고 있다. 2020년 토종 전기화물차 ‘포트로’를 출시하며 초소형 전기차의 국산화를 성공시켰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해 서울회생법원의 문을 두드렸다.
회생컨설턴트 딜로이트안진은 공장 가동이 중단된 디피코에 긴급 운전자금이 필요하다는 점에 착안해 인가전 M&A 절차를 밟았다. 종합상사 STX를 비롯해 디케이-제이커브 등이 디피코 인가전 M&A에 관심을 보였다.
디케이-제이커브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서 운용하는 기업구조혁신펀드4호 위탁운용사(GP)다. 지난해 11월 600억원 규모로 펀드 결성을 마친 디케이-제이커브는 보다 적극적으로 디피코 인수의사를 밝혔고, 개시결정 두 달 만인 지난해 11월 스토킹호스 계약을 체결했다.
디케이-제이커브는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부여받은 동시에 DIP금융을 통해 디피코에 긴급 운전자금 30억원을 수혈했다. DIP금융은 투자자 자금으로 회사의 기존 회생채권을 변제하거나 운전자금으로 활용하는 금융거래를 뜻한다.
또한 디케이-제이커브는 특수목적회사(SPC)인 제우스이브이를 통해 디피코를 90억원에 인수하는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인수대금 90억원은 신주 인수(75억원)와 전환사채(CB) 매입에 각각 쓰일 예정이다.
거래 성사 난이도가 상당했던 탓에 딜로이트안진 조력이 회생계획 인가에 한몫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DIP금융이 이례적으로 인가 전에 이루어진 결과 공장을 신속히 재가동할 수 있었고, 디피코 기업가치 훼손 또한 막을 수 있었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인수대금을 토대로 채무를 변제하면 디피코의 재무구조는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며, 추가 운전자금을 통해서는 경영정상화 가속페달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9일 개최된 관계인집회는 조사확정재판 및 채권 정리 등으로 인해 시장의 예상보다 다소 일정이 순연돼 개최됐다. 인수대금 90억원을 변제재원으로 한 M&A 회생계획안은 회생담보권자 99.89%, 회생채권자 75.03%가 동의해 재판부로부터 인가결정을 받았다.
인수자인 디케이-제이커브는 디피코에 운전자금을 추가로 투자할 계획이다. 캠코는 디피코에 DIP금융 프로그램으로 신규 운전자금 20억원 지원을 승인했으며, 이에 더해 디케이-제이커브는 디피코에 30억원을 추가로 수혈할 예정이다.
딜로이트안진 관계자는 “조사보고서 작성과 M&A 추진이 동시에 이루어져 어려움을 겪었으나 회생전문가로 구성된 팀원들 간의 협력을 통해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며 “향후 인수자가 추가자금을 투입하고 디피코의 임직원들과 적극적으로 협력하여 조속한 경영정상화를 이룰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