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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은행들의 비용 절감 노력이 마침내 결실을 거뒀지만 그 방식에 대한 논란은 커지고 있다.
연방예금보험공사(이하 FDIC)의 콜 리포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현재 남가주 6개 한인은행들의 총 직원수는 2669명으로 전년동기 2899명 대비 7.93%인 230명이 감소했다. 오픈뱅크와 US메트로뱅크를 제외한 4개 은행의 직원수가 감소했다.
전략적인 구조조정을 발표한 뱅크오브호프가 16.5%로 가장 많은 직원을 줄였고 한미은행(-1.9%)과 PCB(-1.4%), CBB 뱅크(-1.2%)가 직원수를 줄였다.
US메트로는 130명에서 156명으로 20%, 오픈뱅크는 222명에서 228명으로 2.7% 증가했다. 유일하게 두 자릿수 증가폭을 기록한 US 메트로는 시애틀과 LA 한인타운 올림픽 지점을 새로 열어 신규고용이 발생한 결과다.
직원을 줄인 결과 한인은행의 지출도 감소했다.
1분기 한인은행들의 임금 총 지출(임금+베네핏)은 9736만달러로 전년동기 1억5050만달러에 비해 7.32%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까지는 약 1년여간 계속된 직원 감소 트렌드도 임금 관련 지출이 증가(전년동기 대비 기준 4.3%)했었지만 올해 1분기에는 직원수와 더불어 급여도 줄었다.
은행별로는 6개 중 4곳의 급여가 증가했지만 규모면에서 압도적인 뱅크오브호프의 지출이 5790만달러에서 4800만달러로 17.1%나 감소하며 전체적인 임금도 줄었다.
뱅크오브호프 이외에는 CBB(-1.1%)의 임금이 감소했다.
급여 지출이 늘어난 은행들도 US메트로(10.7%)와 오픈(8.2%)를 제외하면 증가폭은 낮게 유지됐다.
한인 상장은행의 내부 관계자는 “고금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출 수요가 급감하고 예금 지출 증가와 함께 자금 조달 비용도 늘면서 가장 즉각적인 효과를 내는 지점 통폐합 및 직원 정리를 진행해 지출을 줄였다”며 “현재와 같은 침체기가 계속 이어진다면 올해 남은 기간 동안에도 직원수는 꾸준히 감소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은행들이 순익 및 마진 감소를 만회하기 위해 지출을 줄여야 한다는 기본 논리에 대한 이견은 없지만 그 방식에 대한 비판은 커지고 있다.
최근 외국계 은행으로 이직한 한 직원은 “한인은행들은 경영철학이란 것 자체가 없다”라며 “특별한 수익모델도, 지점 확장을 제외한 성장 계획도, 인프라 강화를 통한 체질 개선은 없이 시기가 좋을 때는 고용을 늘리다 조금만 하락세를 보이면 직원 내보낼 생각부터 한다. 나간 직원도 한 참 일을 할 중간(허리)직급이 대부분인데 사실 임금 대비 하는 일이 없는 고위급부터 정리하면 지출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비꼬았다.
이런 비판에 대해 은행 경영진들도 “직원들의 비판은 쓰지만 틀린 소리는 아니다”라며 “경영진의 입장이지만 한인은행의 정체성(Identity)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나름 이런 저런 노력은 하고 있지만 직원들의 시선에서 볼 때 결과물이 없다면 안 한 거나 못 한 것과 다를 게 없지 않겠나”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최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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