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일본”이 해외 기업들 불러들인다…韓 코스맥스도 공장 건설

[123RF]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엔저 약세가 해외 관광객 뿐만 아니라 글로벌 생산기업까지 일본으로 끌어 들이고 있다. 일본의 서비스 가격과 임금도 주요 경제국 가운데 낮아 수출 경쟁력이 높아지면서다.

17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글로벌 기업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생산 거점을 일본으로 옮기고 있다면서 한국 화장품 연구·개발·생산(ODM) 업체인 코스맥스를 예시로 소개했다.

그동안 한국과 중국에서 주로 생산했던 코스맥스는 내년에 일본에 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일본에서 생산된 제품은 일본 뿐 아니라 한국, 중국, 미국으로 수출한다.

일본 법인의 우오자이엔 사장은 “엔저로 일본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닛케이는 엔화가치 상승으로 생산 공장을 해외로 이전하던 1990년대와는 상황이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경제협력기구(OECD) 데이터를 보면 미국 달러로 환산한 일본의 평균임금은 38개국 중 25위에 그쳤다. 같은 데이터에서 한국은 19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해외에 있는 생산시설을 정리하고 자국으로 복귀하는 일본 기업들도 늘고 있다.

일본의 음향·영상기기 제조사 JVC켄우드는 세계 시장 점유율 3위의 업무용 무선 장비 생산 공장을 미국에서 모두 일본으로 옮긴 후 다시 미국으로 수출하는 체제로 전환했다.

JVC켄우드의 가정용 고급 오디오 생산을 맡고 있는 야마가타현 쓰루오카시 공장에서는 생산 라인이 자동화돼 로봇이 제품을 만든다. 이 덕에 원자재와 인건비를 절감해 제조 비용이 약 30% 줄었다. 부품의 표준화와 로봇의 설계 변경 등을 통해 생산 시간도 30% 단축돼 수출 경쟁력이 높아졌다.

일본 생활용품업체 아이리스오야마도 해외에 있던 생산기지를 미야기현 센다이시로 옮겼다. 일본에서 생산한 즉석밥의 수출국가를 올해 미국과 태국까지 확대했다. 즉석밥은 해외에서 일식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성장 사업으로 키우는 품목이다.

아이리스 오야마는 즉석밥 수출을 시작해 올해에는 미국과 태국으로 수출 지역을 확장했다. 해외에서 일식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어, 이를 성장 사업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해외 관광객 증가로 일본의 관광 서비스 분야 가격과 임금은 올라가는 추세다.

도쿄 임페리얼 호텔(제국호텔)은 지난 3월 570개 중 약 150개의 객실 가격을 인상했다. 히비야공원이 보이는 객실은 가격을 약 10% 올려 디럭스 룸의 기본 요금을 14만엔(약 122만원)에서 16만엔(약 139만원)으로 올렸다. 임페리얼 호텔은 임금도 올해 평균 7% 가량 인상했다.

우에노 타케시 닛세이기초연구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엔저가 계속되는 가운데 일본 기업은 부가가치를 높여야 지속적인 경쟁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