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 위기에 처한 산호 [123RF]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기후변화로 전세계 바다에서 산호초가 하얗게 변하는 ‘백화(白化) 현상’이 관측되고 있다. 바다의 수온이 높아지면서 산호초의 대규모 폐사와 심각한 환경 파괴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전세계의 바다는 가장 뜨거웠으며 13개월 연속 전세계 해수 온도는 매일 같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은 올해 발생하고 있는 산호 백화현상은 “역대 최대 규모로 역사상 최악”이며 더욱 심각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산호는 수중 생물에게 서식지를 제공하고 폭풍우로부터 해안선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백화현상은 산호가 하얀 골격을 드러내는 현상으로 산호에 색상과 에너지를 제공하는 조류가 죽으면 나타난다. 마치 하얗게 색이 바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해 ‘표백 현상’이라고도 불리는데 이 현상이 계속되면 산호는 성장이 더뎌지고 질병에 취약해져 결국 죽게 된다. 산호의 백화 현상을 유발하는 대표적 요인이 수온 상승이다.
백화 현상은 1998년 처음 발견됐고 2010년, 2014~2017년에 이어 올해까지 총 4차례 관측됐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백화 현상은 전세계 산호초의 63% 가량이 겪고 있다. 일각에서는 올해 백화 현상이 4차례 중 역대 최대 규모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대서양과 플로리다반도, 카리브해에서는 산호초의 약 99.7%가 “매우 심각한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미국 플로리다주 인근 해안에서는 급격한 해수 온도 상승으로 일부 산호들이 백화 현상을 겪을 새도 없이 조직 표면이 벗겨지면서 곧바로 죽었다.
이는 해수 온도 상승에 따른 해류의 변화에 인한 것임이 확인됐다. 기후변화에 따라 열대 지방에서 추운 지역으로 따뜻한 물이 이동하는 속도가 빨라졌으며 이로 인해 열대 지방은 시원하게 유지되지만 극지방에서는 과도한 열이 발생한 것이다. 매우 예민한 생물인 산호가 이 변화에 치명타를 입었고 결국 대량멸종에 직면했다.
케냐 비영리단체 CORDIO 동아프리카의 스왈레 아부드는 “주로 탄소 배출 때문에 발생하는 백화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선 전세계적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