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올리브유 가격이 오르면서 국내 식품사들이 올리브유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섰다. 13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올리브유 판매대 모습. [연합] |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고물가로 인한 집밥 수요 증가와 수출 호조로 식품사의 1분기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식품사의 주름살은 깊어지고 있다. 가격 인상 필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호실적으로 ‘눈치 보기’가 심해질 수 있어서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제일제당(CJ대한통운 제외)의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7.5% 증가한 2670억원이었다. 특히 순이익은 1008억원으로 3776.9% 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배 늘었다. CJ제일제당은 글로벌 사업과 비용 절감 노력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대상의 연결기준 1분기 영업이익은 477억원으로 91.5% 증가했다. 매출은 1조445억원으로 5.5% 늘었다. 신선·편의식품, 조미료류 등 주요 품목의 매출 덕분이다. 선물세트 수익성과 글로벌 식품 매출도 20% 늘었다.
삼양식품은 주요 식품기업 가운데 영업이익 증가폭이 가장 컸다. 올해 1분기에는 연결기준 역대 분기 최대 수준인 매출 3857억원과 영업이익 80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7%, 235% 증가한 수치다. 특히 해외 매출은 83% 증가한 2889억원으로 전체의 75%를 차지했다.
롯데웰푸드, 동원F&B, 오뚜기, 오리온의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각각 100.6%, 14.8%, 12%, 26.2% 늘었다. 각종 매체를 통한 한류 시너지와 K-푸드에 대한 관심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앞으로가 문제다. 호실적이 되레 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원재료 가격 부담은 갈수록 커지는데 가격 인상을 결정하기도 어렵다. 이래저래 정부 눈치 보기만 급급하다.
지난 3월 한훈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은 식품업계에 “국제 원재료 가격 변화를 탄력적으로 가격에 반영해 물가 안정에 협조해달라”고 요청하며 “원재료 가격 하락 시기에는 합리적인 수준에서 식품 가격을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식품 업계는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어려움을 계속 호소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이 개선된 건 맞지만, 해외에서 거둔 이익이 대부분”이라며 “업계 특성상 이익률이 높지 않은 가운데 원재료비 외에도 제반비용 증가로 인한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일반 외식 물가는 큰 폭으로 오르는데 가격 인상 압박은 식품에 집중된 경향이 있다”며 “물가 안정이라는 정부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이 상태라면 경영 압박은 더 가중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