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받아 투자했는데, -67% 빠졌다” 다른 금융주 ‘훨훨’ 나는데…카뱅에 무슨 일이[머니뭐니]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과거 대출받아서 투자했는데…아직도 -67%네요” “저도 아직 60층입니다”(주식 커뮤니티)

금융주가 ‘밸류업 프로그램’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지만, 유일한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 주가는 여전히 지지부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역대 최대 분기 실적에도 불구하고 카카오뱅크의 주가가 힘 쓰지 못하는 이유로 하향된 대출성장률을 꼽는다. 단 일각에선 대환대출 시장 내 정상급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는 만큼, 카카오뱅크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도 지속되고 있는 모습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 17일 전일 대비 2.2% 하락한 2만3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카카오뱅크 주가는 1분기 실적이 발표되기 전날 기대감에 주가가 2만5850원까지 올랐다가, 실적발표 당일 2만5600원으로 떨어졌다. 그 이후 쭉 하향세를 걸어 현재 2만3000원대에서 횡보중이다. 1년 전과 비교했을 땐 6.7% 빠진 상황이다.

일부 증권가는 카카오뱅크의 목표주가를 줄하향하고 있다. 최근 신한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카카오뱅크의 목표주가를 각각 3만3000원에서 3만1000원으로, 또 3만5000원에서 3만2000원으로 하향 제시했다.

카카오뱅크는 최근 연이어 최고 실적을 경신하고 있지만, 주가는 계속 하락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전문가들은 그 원인으로 하향 조정된 ‘대출 성장률’을 꼽는다. 카카오뱅크는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대출성장률 목표를 기존 20% 수준에서 10% 초반으로 하향조정했다. 최근 금융당국에서 가계대출에 대한 규제를 조이고, 또 대환대출 등의 시장에서도 경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자마진도 줄어들고 있다. 고금리의 정기예금이 만기가 도래하는 등 조달비용이 상승하고 있어서다. 전배승 이베스트 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분기대비 운용수익률이 하락한데다 요구불예금 증가에도 고금리 정기예금 만기도래에 따른 조달비용률 상승으로 1분기 중 순이자마진(NIM)은 18bp(1bp=0.01%포인트) 큰 폭으로 하락했다”며 “이에 대출성장률이 7%를 기록했음에도 이자이익이 전분기 대비 3.3%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이는 최근 밸류업 프로그램의 수혜를 입은 여타 금융주와는 상반된 모습이다. 특히 KB금융은 당국이 추진하는 프로그램에 호응해 배당 정책을 개선하며 8만원을 넘기는 등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또 금융지주 계열사 내 은행·비은행의 포트폴리오가 균형잡혀 있다는 점도 주가 상승의 원인으로 꼽힌다.

카카오뱅크는 상장 당시 한때 주가가 급등하며 한때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의 시가총액 합을 넘어서는 ‘신화’를 쓰기도 했다. 시가총액이 국내 10위권 내에 안착하기도 했다. 은행권의 메기 역할과 동시에, ‘플랫폼’이라는 새로운 형태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급등세였다.

상황이 반전됐지만, 일부 시장에서는 여전히 카카오뱅크에 대한 성장성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보고 있다. 김지영 고보증권 연구원은 “저원가성예금의 의미있는 성장과 이를 바탕으로 여신포트폴리오 변화를 통한 향후 수익 개선이 기대된다”며 “올해 시작한 주택담보대출·전월세보증금대출의 대환대출도 순조로운 점유율 확대를 시현하고 있어 긍정적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