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항적으로 투표하자” 트럼프, 바이든 ‘총기 규제’ 정조준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여러분은 반항적인 사람들이다. 이번에 반항적으로 투표해 보자”

18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열린 전미총기협회(NRA) 연례 회의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 연례회의는 NRA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고 그가 이를 수락하는 자리였다. NRA는 미국 최대 총기 옹호 단체로, 2016년과 2020년, 올해까지 세 차례에 걸쳐 트럼프를 지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의 총기 규제를 맹공격하며 이들의 지지를 촉구했다. 그는 바이든 행정부에서 무기를 소지할 권리가 “포위당했다”면서 “바이든 정권이 4년 더 집권하면 그들은 당신의 총을 가지러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미국 댈러스에서 열린 전국총기협회 전당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AP]

반면 자신은 총기 소유자와 총기 업계의 강력한 동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현재 총기 면허가 사소한 이유로 취소되고 있다면서 재집권 첫날 미국 연방 주류·담배·화기·폭발물단속국(ATF)의 국장을 해임하겠다는 말도 반복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총기 소지의 권리를 규정한 미국 수정헌법 2조 등을 들며 총기 소유 권리를 옹호해왔다. 지난 2월에도 NRA 행사에 참석해 수정헌법 2조의 표현 '누구도 (권리를) 침해할 수 없다'를 언급하면서 “나는 그 영광스러운 표현을 지킬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당시 연설에서 자신을 가장 ‘친(親)총기 대통령’으로 규정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때 총기 관련 공약을 재임 시기에 지켰다고 강조하면서 “누구도 여러분의 총에 손을 대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한다”고도 했다.

앞서 트럼프 캠프와 공화당 전국 위원회는 총기 소지 권리 옹호 운동가들과 총기 업계 종사자들을 포함하는 단체인 ‘트럼프를 위한 총기 소유자 연합’의 설립을 발표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백악관 연설을 통해 불법 행위를 일삼는 총기상들을 ‘죽음의 상인’으로 지칭하며 연방 정부 차원의 ‘무관용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로이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날 연설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 측은 그가 공공 안전보다 총기 로비를 우선시한다고 비난했다. 바이든 대통령 캠프의 아마르 무사 대변인은 “오늘 밤 트럼프는 설령 그것이 더 많은 죽음, 더 많은 총격, 더 많은 고통을 의미하더라도 NRA가 그에게 시킨 대로 할 것이라는 점을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반대로 총기 규제를 강화해왔다. 2022년 연방차원의 새로운 총기 관련 법을 마련해 어린 총기 구매자에 대한 신원 조사를 확대하고 지역 사회 폭력 개입 프로그램에 투자했다.

또한 백악관 내에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담당하는 총기 전담 기구를 설치하고 총기 폭력 사태가 발생할 때마다 공격용 소총 및 대용량 탄창 판매 금지 등을 위한 입법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5월 8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댈러스 앨런 쇼핑몰 앞에 마련된 임시 추모소에서 사람들이 희생자들을 기리며 기도하고 있다. 지난 6일 '앨런 프리미엄 아울렛'에서 한 남성이 총기를 난사해 한인 3명을 포함한 8명이 사망하고 7명이 다쳤다. [연합]

한편, 미국 갤럽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중 12%만이 총기법이 완화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어 56%는 총기 규제 강화, 31%는 현행 유지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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