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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 “지난주부터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 다시 저를 웃게 만드네요.” 최근 2년간 국내외 증시에 상장된 반도체 대표주와 상장지수펀드(ETF)에만 집중적으로 투자했다는 경기도 수원시에 살고 있는 직장인 A(38) 씨가 한 말이다. 최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으로 인해 급격하게 후퇴했던 피벗(pivot,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지난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통해 다시 되살아나면서 금리에 민감한 반도체주가 상승 곡선에 올라탈 것이란 희망이 커지면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면서 미 증시가 사상 최고치 기록을 경신한 가운데, 이번 주에 공개되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이 시장에 금리 인하에 대한 확신을 심어줄 지 관심이 집중된다.
여기에 같은 날 예정된 인공지능(AI) 랠리의 대표 주자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 결과도 국내외 반도체 대표 기업들의 주가 향방을 결정할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간) 공개가 예정된 5월 FOMC 의사록의 내용에 따라 이번 한 주는 물론, 향후 국내외 주요 증시의 향방을 결정지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서 미 4월 CPI에 대한 미 연준 위원들의 견해를 확인하는 것은 물론, 향후 금리의 향방에 대해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월 FOMC 이후 기자회견에 나선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그동안 증시를 짓누르고 있던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 배제하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미국 경제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물가 상승 속 경기 침체)이 아니다”며 단호하게 말한 바 있다.
이후 파월 의장은 ‘비둘기파(완화 선호)’적인 발언을 이어오면서 증시에 기대감을 불어넣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네덜란드 외국은행연합회 초청 대담에서 “인플레이션이 전월 대비 기준으로 작년 말의 낮았던 수준으로 다시 낮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올해 첫 3개월간 (예상을 웃돈) 지표를 고려할 때, 이 같은 전망에 대한 확신이 이전처럼 높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지난주 미 증시는 4월 CPI 둔화 소식에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까지 커지면서 3대 지수가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다우존스 지수는 사상 처음으로 4만 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5월 FOMC 의사록의 세부적 내용을 확인함으로써 파월 의장이 최근 내놓고 있는 비둘기파적 발언이 FOMC 내부에서 전반적으로 공감대를 형성한 것인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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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예정된 또 하나의 증시 분수령은 바로 엔비디아 실적 발표다. AI 랠리는 물론 반도체주와 성장주 전반의 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인 만큼 국내외 증시에 미칠 파괴력이 상당한 수준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미 월가(街)에선 벌써부터 엔비디아가 또 한번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미 투자 전문매체 모틀리풀에 따르면 미 월가 전문가들은 엔비디아가 2025회계연도 1분기 245억7000만달러 규모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전년 동기(71억9000만달러) 대비 242% 급증한 규모다. 순이익도 128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기(20억4000만달러) 대비 6.3배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1년 전 0.82달러와 비교했을 때 411% 폭증한 5.57달러로 추산됐다.
키뱅크, UBS 등 미 월가 투자은행(IB) 들은 이보다 더 높은 수준의 매출, 순이익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골드만삭스, HSBC 등은 엔비디아에 대한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모틀리풀은 “메타플랫폼스,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최근 분기 실적 발표에서 AI 관련 지출을 대폭 늘린 것으로 확인된 만큼, 엔비디아의 1분기 실적과 2분기 실적 전망 역시 시장 기대를 상회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엔비디아의 1분기 실적과 2분기 실적 가이던스 결과는 향후 뉴욕 증시가 랠리를 지속할 수 있을지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현재까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기업들 가운데 90% 이상이 실적을 발표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호라이즌 인베스트먼트의 자카리 힐 분석가는 “엔비디아가 견고한 실적 가이던스를 제시하면 AI 관련주 전반의 주가를 끌어올리는 새로운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투자은행 파이퍼샌들러의 하시 쿠마르 애널리스트는 “전망치보다 매출이 15억~20억달러는 높아야 시장이 실망하지 않을 것”이라며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뉴욕증시가 하락할 수도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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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FOMC 의사록과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가 지난 한 주 금리 인하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국내 증시를 다시 끌어올리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을 지도 관심이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주(5월13일~17일) 코스피 지수는 전주 대비 3.01포인트(0.11%) 내린 2724.62에 마감했다. 이 기간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4524억원, 67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기관은 582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코스닥 지수는 855.06으로 장을 마감해 같은 기간 1.05% 내렸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16억원, 1553억원어치를 순매수한 반면 개인은 952억원어치 순매도했다.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5월 중 2800선 돌파 시도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며 “다만 추가적인 레벨 업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미국이 배드이즈굳(Bad is Good, 악재가 곧 호재) 국면이 진행 중임을 고려하면 단기 등락 과정은 성장주 중심으로 대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인터넷, 2차전지 비중확대는 유지하며 자동차, 반도체 업종도 조정 시 매수전략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 시총 1,2위를 나란히 차지하고 있는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역시도 이번 한 주 상승 모멘텀을 찾을 지도 관심사다. 지난주(13~17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등락률은 각각 -2.27%, +5.56%를 기록한 바 있다.
증권가는 반도체주가 2분기 호실적을 낼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엔비디아의 고대역폭메모리(HBM)의 강력한 수요와 미국의 대중 압박에 따른 반사이익 기대감으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동시에 수혜를 볼 것이라는 관측이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최고 12만원, 26만원으로 높였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가 상승세의 주요 원동력은 HBM”이라며 “최대 고객인 엔비디아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또 한번 기록하고, 개선된 실적 전망을 내놓을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흐름에도 분명한 호재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