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3대 인뱅 중간평가 한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주택관련대출 비중이 50% 이상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월세보증금대출을 제외한 주택담보대출 비중도 4분의 1을 넘게 차지하는 등 급성장세다. 일각에서는 인터넷은행의 이같은 영업 방식이 ‘중·저신용자 금융공급’이라는 설립 취지와 반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에 금융당국이 제4인터넷은행 탄생을 앞두고 기존의 인터넷은행들에 대한 ‘중간평가’를 진행하기로 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제4인터넷은행 인가 심사 기준 및 방침을 발표하며 기존 3대 인터넷은행에 대한 중간평가 결과를 함께 공개할 예정이다. 이들 은행에 대한 평가는 독립기관에 의뢰할 계획이며, 그간 이뤄낸 공로와 동시에 영업방식 등 한계점까지 모두 포괄적으로 논의해 평가내용을 도출할 계획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그간 인터넷은행에 대해선 긍정적인 평가도 많았지만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한 시사점도 준 게 사실”이라며 “신규 은행을 인가하기 전에 기존의 영업을 평가하는 게 상식적”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인터넷은행 추가 인가를 묻는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대해 현 은행들의 운영 성과를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김 위원장은 “현재 운영 중인 3개 인터넷은행의 운영 성과 등을 봐야할 것”이라며 “호주의 경우 4개 인터넷은행 중 3개가 무너지고 1개가 합병되는 등의 사례도 있어 종합적으로 상황을 감안해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인터넷은행의 성과를 보면, ‘대출 갈아타기’의 수요를 흡수하는 등 메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지만 ‘중저신용자 신용 공급’이라는 설립 취지를 잘 지켜나가고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실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주담대 비중은 점점 확대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말 주택자금대출(주담대·전월세보증금대출 포함) 잔액은 21조3000억원으로, 전체 가계자금대출(38조7000억원) 중 55%나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47%) 대비 8%포인트나 늘어난 수치다. 케이뱅크 역시 동일 수치가 20%에서 40%대로 두 배 가량 뛰었다. 이들 은행 모두 ‘대출 갈아타기’의 수요를 입었다.

또 다른 금융당국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의 신규 인가 목적은 은행간 경쟁 활성화”라며 “새로운 영업방식이 아니면 인가받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최근 우리은행은 최초로 제4인터넷은행 설립을 추진하는 한국신용데이터(KCD) 컨소시엄에 투자의향서를 전달했다. 이로써 현재 제4인터넷은행 설립 인가를 추진하는 곳은 KCD뱅크와 더존뱅크, 유뱅크, 소소뱅크 컨소시엄 등 4곳이다. 이 중 더존뱅크 컨소시엄 관련해서는 신한은행이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홍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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