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베트남 호치민으로 여행을 다녀온 이모씨(30세)는 ‘여기 한국이던가?’ 싶었다고 했다. 이곳을 찾은 여행객들 사이에선 ‘바나나맛’ 우유를 박스 채로 사가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어서다. 호치민에는 롯데마트, 이마트 등 대형마트가 둥지를 틀 만큼 K-식료품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빙그레의 바나나맛 우유가 의도치 않게 ‘여행 필수템’이 된 것이다. 심지어 현지 관광지마다 메로나와 붕어싸만코 등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고 한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7일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6% 하락한 2736선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들어 금리 인하 낙관론이 고개를 들자 외국인 투자자들의 경계 심리가 커지면서 자금이 이탈한 것으로 분석된다. 주로 시총 상위 대형주에서 순매도세가 이어지면서 하락폭이 커졌다. 이런 가운데 소매 업종 내 음식료주 홀로 강세를 보이면서 눈길을 끌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양식품은 전 거래일 대비 10만3000원(29.99%) 오른 44만6500원에 장을 마쳤다. ‘까르보불닭’ 등이 해외에서 인기를 끌면서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35% 급증한 것이 알려지자 삼양식품의 주가는 개장 직후 가격제한폭까지 직행한 뒤 장중 내내 상한가를 유지했다. 증권가에선 ‘불닭의 신화는 끝이 없다!’, ‘불닭의 위엄’ 등 긍정적 반응이 쏟아졌다.
특히 미국과 중국에서 매출 신장률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미국 내 월마트, 코스트코 등 주류 채널 입점이 늘었고 까르보불닭볶음면이 인기몰이를 하며 삼양아메리카 매출은 209.8% 증가한 5650만달러(약 760억원)로 나타났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중국, 동남아, 유럽 등 늘어나는 글로벌 수요를 적극적으로 대응 중”이라며 “판매법인을 통한 적극적인 영업활동 및 유통채널 확대의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면서 일명 ‘라면 대장주’라고 평가했다.
달달한 바나나맛 우유를 앞세운 빙그레도 강세를 달렸다. 같은 날 빙그래는 16.8% 오른 8만8300원에 장을 마치면서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빙그레의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009억원, 21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5%, 65.1% 증가한 수치다. 특히 ‘바나나맛우유’ 수출 실적을 끌어올리면서 중국 외에도 미국으로의 실적이 견조했다는 평가다.
인기 수출 품목인 바나나맛 우유는 특히 중국 시장에서 수요가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에서 발매된 한국 관광가이드북에 꼭 먹어봐야 할 한국 식품으로 꼽힐 정도다. 베트남에선 메로나와 붕어싸만코 등이 인기다. 특히 붕어싸만코는 물고기를 닮은 흥미로운 모양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붕어싸만코는 동남아를 비롯해 18개 국가에서 판매되고 있다.
증권사들도 목표주가 눈높이를 올리고 있다. 이달 들어 하이투자증권·DS투자증권·IBK투자증권은 8만원 안팎에서 10만원으로 목표주가를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이경신·이윤경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유가격과 관련된 구조적 원가 부담에도 불구하고 부문별 메가브랜드 보유에 따라 안정적인 영업실적을 시현 중”이라며 “이미 주요 지역 내 메인 수출제품의 시장 내 정착에 따라 여타 제품으로 포트폴리오가 확장하고 있다는 점 또한 주목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유혜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