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구내식당. [뉴시스] |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고물가 시대, ‘런치플레이션(물가 상승으로 점심값 지출이 늘어나는 것)’ 영향으로 급식 업계가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소비가 줄면서 일반 외식산업이 침체되는 것과 달리 단체급식 업체들이 꾸준히 성장을 거듭하는 모양새다. 관련 업계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성장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2024년 1분기 외식산업경기동향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기관 구내식당업의 올해 1분기 경기지수는 101.52로 나타났다. 이는 전 분기 대비 5.68p 상승한 수치다. 구내식당업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이 증가한 업체가 감소한 업체보다 많았다. 전체 외식산업 중 유일하게 성장한 부문이다.
2분기도 긍정적이다. 기관 구내식당업의 경기지수는 지난해 2분기 100을 웃돈 이후 2분기 만에 다시 100을 넘었다. 다음 분기 전망지수는 100.34로 예측된다. 전체 외식업종 가운데 유일하게 100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aT는 고물가 현상이 계속되면서 점심값에 부담을 느낀 직장인들이 급식으로 눈을 돌렸다고 분석했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 상승했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평균(2.9%)보다 0.1%p 높은 수치다. 35개월째 전국 외식 물가 상승률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돌고 있다.
1분기 성적표를 받은 급식 업체들도 미소를 지었다. 삼성웰스토리의 연결 기준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3% 증가한 320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웰스토리는 단체 급식 부문에서 SK하이닉스, CJ제일제당,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에 이어 용산센트럴파크의 주거형 식음 서비스 등 수주를 확대하고 있다.
신세계푸드도 같은 기간 1.7% 증가한 4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현대그린푸드의 1분기 영업이익(별도 기준)도 전년 대비 12.5% 증가한 298억원이었다.
업계는 유명 맛집과 인기 브랜드 협업을 통해 차별된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외식 메뉴를 구내식당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고급 외식화’ 전략도 펼치고 있다.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관련 메뉴들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화제가 되기도 한다.
신규 급식사업장을 확대하는 전략에도 속도를 낸다. 신세계푸드는 지난 4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아산에 이어 5월 PSK판교에 단체급식 사업장을 열고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삼성웰스토리와 현대그린푸드 역시 대규모 사업장을 중심으로 신규 수주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외식 물가가 계속 오르면서 단체급식 수요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며 “대규모 사업장처럼 단가 부담이 적은 기업을 고객사로 두면 실적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