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밤반시 앨리스 궈 시장 [필리핀스타 홈페이지] |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남중국해 영유권 문제를 놓고 중국과 대립하고 있는 필리핀에서 한 소도시 시장의 '중국 스파이설'이 도마에 오른 분위기다.
그는 출신 배경과 학력 등에 대한 질문에 구체적인 답을 내놓지 못했으며, 경력과 배경도 불투명하게 대답해 추궁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필리핀 당국은 그에게 시장 직무 정지를 권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19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은 필리핀 북부 루손섬 밤반시의 앨리스 궈(35·여) 시장이 중국 스파이라는 의혹이 최근 제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평범한 농촌 소도시인 밤반시의 시장으로 그는 당초 타지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었다.
그런데, 최근 당국이 시장실 바로 뒤편 온라인 카지노 영업소를 단속하면서 전국적으로 이름이 알려졌다.
당국의 단속 결과 이곳은 실제로는 사람 수백명을 가둔 채 이성에게 접근해 돈을 뜯는 '로맨스 스캠'같은 사기 범행을 시키는 소굴로 밝혀졌다. 당국은 이곳에서 중국인 202명과 다른 외국인 73명 등 감금된 약 700명을 구출했다.
조사 결과, 그는 업소가 있는 땅의 절반과 헬기 1대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궈 시장의 출신 배경도 제대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에 '진짜 국적'이 중국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궈 시장은 2021년 밤반시에서 처음 유권자 등록을 했고, 이듬해 시장 선거에 나와 당선됐다고 필리핀 선거관리위원회는 밝혔다.
상원은 궈 시장에 대한 청문회를 하고 그에게 정확한 경력을 물었다. 궈 시장은 자신이 17살이 돼서야 지역 당국에 출생 신고가 등록됐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돼지 사육 농가인 자기 집에서 홈스쿨링을 받았다고도 했다.
하지만 출신 배경과 학력 등에 대한 추가 질문에 정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리사 온티베로스 상원 의원은 궈 시장이 경력과 배경에 대해 불분명하게 말한다며 그가 중국의 '자산'이냐고 추궁키도 했다.
필리핀 밤반시 앨리스 궈 시장 [필리핀스타 홈페이지] |
온티베로스 의원은 "앨리스 시장, 그리고 그처럼 배경이 수수께끼인 이들이 중국을 위한 자산으로 일하는가"라며 "필리핀 정치에 영향을 줄 수 있도록 우리나라에 심어졌는가"라고 따졌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 또한 지난 16일 궈 시장에 대해 "아무도 그를 모른다"며 "우리는 그가 어디 출신인지 궁금하다. 그게 우리가 이 사안을 이민국과 함께 조사하고 있는 이유"라고 했다.
궈 시장은 청문회 후 말을 아끼며 언론과의 접촉을 대체로 피하는 모습이다.
필리핀 내무지방행정부(DILG)는 궈 시장에 대해 시장 직무 정지를 권고했다고 현지 GMA 방송이 보도했다.
법무부와 선관위는 궈 시장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불법 행위가 확인되면 직위도 해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