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미 3개국에 시설원예 인프라 구축…잠실주경기장 33채 규모

21일(현지시간) 엘살바도르 북동부 모라산 주에서 개최된 코이카의 시설원예 인프라 준공식에서 마르틴 바트레스 엘살바도르 농림축산기술센터 동부 지역 국장(오른쪽 첫번째)이 메쉬 하우스 내에서 재배한 채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코이카 제공]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한국이 코스타리카와 협력해 중미 건조회랑 지역 3개국(과테말라·온두라스·엘살바도르)에 대규모 시설원예 인프라 구축 사업에 결실을 이뤘다. 이번 사업은 2021년 한미 정상회담 합의 후속조치라는 데 의의가 있다.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은 21일(현지시간) 엘살바도르 북동부 모라산 주에 위치한 농립축산기술센터에서 시설원예 인프라 준공식을 개최했다. 이에 앞서 과테말라 사카파 주에서는 지난 7일, 온두라스 코마야과 주에서는 지난 14일 같은 준공식이 열렸다.

이는 2021년 한미 정상회담 후속 조치 사업이다. 한국은 중미 북부 삼각지대 국가들로부터 미국으로의 이주 문제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 2021~2024년간 중미 북부 삼각지대 국가와의 개발협력에 대한 재정적 기여를 2억2000만달러로 증가시킬 것을 약속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150만달러(한화 약 17억원) 규모의 코스타리카 삼각협력을 통한 중미 3국 건조회랑 지역 시설원예기술 역량강화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중남미 신흥 공여국인 코스타리카는 건조회랑 지역의 시설원예를 성공시킨 경험이 있다. 우리나라가 코스타리아와 함께 과테말라·온두라스·엘살바도르에 개발협력을 하는 ‘삼각협력’의 원조에 나선 것이다. ‘삼각협력’이란 두 개 이상의 공여주체가 촉진국(한국)과 주축국(코스타리카)으로서 협력해 한 개 또는 여러 개 수혜국(중미 3국)을 지원하는 원조 방식이다.

중미 태평양 연안에 걸친 약 1000㎞ 길이의 건조회랑(Corredoe Seco)은 연평균 강수량이 500㎜도 되지 않아 매우 건조한 지역이다. 2021년 유엔식량농업기구(FAO) 발표에 따르면 건조회랑의 7.5%는 가뭄피해가 심각한 지역이고, 고위험 지역은 전체의 50.5%에 달한다.

이러한 기후환경 속에서 농업국가인 중미 3국은 최근 이상기후 현상으로 작황이 악화하면서 식량난과 빈곤을 겪고 있다.

정부는 ‘코스타리카 삼각협력을 통한 중미3국 건조회랑지역 시설원예기술 역량강화사업’의 일환으로 엘살바도르에 시설원예 인프라 외에도 농기계, 물탱크, 창고, 유기비료 발효통 등을 지원했다. [코이카 제공]

이번 사업을 통해 엘살바도르·과테말라·온두라스 3개국에 걸쳐 총 3728㎡ 규모의 시설원예 인프라가 설치됐다. 코이카에 따르면 연면적으로만 따지면 잠실올림픽주경기장(약 112㎡)이 33채가 들어가는 규모다. 구체적으로 그린하우스(900㎡), 메쉬하우스(1728㎡), 마이크로터널(1100㎡)이 설치됐다.

이 시설에서 중미 3국이 각각 선정한 우선순위 작물을 재배하고, 원예농가를 위한 기술검증, 견학 및 실습, 신기술 정보 제공의 장소로도 활용한다.

코이카는 코스타리카 농업기술혁신이전연구소와 협력해 3개 중미 사업대상국에서 총 15개 농민조합과 450명의 농업지도사 및 농민을 대상으로 역량강화 교육도 지원하고 있다.

조소희 코이카 엘살바도르 사무소장은 “이번 사업은 우리나라가 지난 2021년 한미 정상회담에서 중미 북부 3개국 이민 문제 원인 해결을 위한 약속을 이행한 결과”라며 “시설원예 인프라가 엘살바도르를 비롯한 중미 건조회랑 지역 농가의 소득 증대와 영양 상태 개선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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