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관규 순천시장 “목포대 공공의대 설립해야” 제안

노관규 순천시장이 22일 오전 시청에서 전남 의대 유치와 관련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순천시 제공]

[헤럴드경제(순천)=박대성 기자] 전남도가 추진하는 국립의과대학 설립을 위한 공모방식 추진에 반대해 온 노관규 순천시장이 파행을 막기 위해서는 전남도가 정부에 의대 2개를 요청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앞서 경북도에서 안동대 의대 100명, 포스텍(사립) 의대 50명 정원으로 의대 인가 신청서를 제출한 것을 사례로 들어 도서(섬) 지방으로 의료 취약지역인 서부권(목포대)에는 공공의대를, 산업경제 중심지인 동부권(순천대)에는 국립의대를 설립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노 시장은 22일 오전 순천시청 소회의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전남에 있는 국립대 양 대학(순천대,목포대) 만을 신청 받아 진행하는 것은 법률적으로나 정치적으로도 무효다"며 "전남도의 의대 공모는 갈등을 유발하고 있고 정부에서도 분열적인 공모를 원치 않을 것이기 때문에 심판이 교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순천시는 '전라남도 의과대학·부속병원 설립 운영 방안 연구 용역' 분석 결과 58개 지표 중 43개 지표가 서부권과 목포대에 유리하게 설계 돼 있어 도청 소재지인 서부권에 의대를 설립하기 위한 '맞춤형' 용역결과라고 비판했다.

주요 내용을 보면, 중증 응급환자 사망자수 감소율, 통행거리 편익분석과 같은 주요 지표가 서부권에 유리하도록 의도적으로 왜곡돼 공정하지 않고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비용편익분석에 있어서도 서부권에 유리한 지표는 부풀리고 동부권에 유리한 지표는 축소 내지 무시함으로써 목포를 위시한 서부권에 유리한 결과가 도출됐다는 불만이다.

이에 순천시와 순천대는 전남 동부권 지역민의 생명권 보장과 최상의 의료 서비스를 위해 순천대에 200명의 의대 정원 배정을 대통령실과 교육부, 보건복지부에 요청해 놓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전남은 동부권(순천·여수·광양·고흥·보성·구례 등)과 서부권(목포·무안·신안·영암·해남·완도·진도 등)은 지리적으로 자동차로 2시간 안팎의 시간이 소요돼 한 쪽지역에 의대가 유치돼도 이용률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현실적인 고민이 있다.

가령, 목포대에 의대가 설립되면 동부권 도민들은 1시간 남짓 거리의 광주의 대학병원행을 선택할 것이고, 역으로 순천대 의대가 설립돼도 목포·남악 주민들은 순천대병원으로 전원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고충도 있다. 이 때문에 기능을 특화해 목포에는 공공의대, 순천에는 국립의대를 신설하자는 근거를 대고 있다.

노 시장은 "도청에서 사전에 실시한 용역 결과마저 서부권에 유리하도록 편향된 사실이 밝혀진 상황에서 '정부가 요청했고 시간이 없다'면서 공모 절차를 강행하는 것은 순천과 전남 동부권 도민 전체를 우롱하는 행위나 다름없다"며 "그동안 오락가락 행정, 허위에 가까운 용역을 주도한 사람이 공모도 추진하는 현실 등을 비춰볼 때 이제는 선수 교체를 해야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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