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세종에 위치한 육군 제32보병사단 정문으로 응급차량이 들어가고 있다. 이날 육군 제32보병사단 신병교육대에서 훈련 도중 수류탄이 터져 훈련병 1명이 숨지고, 부사관 1명이 중상을 입었다. [연합] |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수류탄 투척 훈련 재개 후 5년 만에 또다시 안전 사고가 발생했다.
21일 오전 9시 50분께 세종시에 있는 육군 제32보병사단 신병교육대에서 신병 교육훈련의 하나인 수류탄 투척 훈련 도중 수류탄이 터져 A(20대) 훈련병이 숨졌다.
군에 따르면 훈련병이 안전핀을 제거한 수류탄을 던지지 않았고, 이에 대응해 조취를 취하는 과정에서 소대장 B(30대)씨도 다친 것으로 조사됐다.
수류탄 훈련은 안전 사고 발생이 잦은 편이다. 최근 30년간 수류탄 투척 훈련 도중 발생한 폭발 사고는 모두 7건으로, 9명이 사망했고 12명이 다쳤다.
2014년 9월 경북 포항의 한 해병대 부대에서 수류탄 투척 훈련 도중 갑자기 수류탄이 터져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다쳤다. 지시를 따른 훈련병이 안전핀을 뽑고 던지려는 순간, 손에 있던 수류탄이 폭발했다.
2015년 9월 11일 대구의 한 육군 신병교육대에서도 수류탄 투척 훈련 도중 훈련병이 들고 있던 수류탄이 갑자기 터져 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국방부는 이후 두 사고를 일으킨 수류탄이 같은 생산라인에서 만들어진 것을 확인하고 동일 제품 5만5000여발을 전량 회수해 조사를 벌였으나 끝내 명확한 원인을 찾지는 못했다.
대구 사고 이후 군은 전군을 대상으로 신병교육대 수류탄 투척 훈련을 중지시키고, 수류탄 개량화, 구체적인 훈련지침, 안전대책 등을 보강한 뒤 2019년부터 재개했다.
군 당국은 안전핀을 뽑더라도 바로 폭발하지 않도록 신관을 장착한 수류탄을 개발해 보급에 나섰으며 수류탄 안전핀을 뽑을 때 작동 사실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 부품을 추가하거나, 수류탄 표면에 미끄럼방지 엠보싱을 부착하는 등 사용자 편의성과 안전성을 높였다.
그러나 이번 사고로 수류탄 자체의 문제 외에도 투척 훈련의 위험 요인 통제 등에서 여전히 인명피해의 가능성이 남아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군 당국은 목격자 등을 상대로 A 훈련병이 이날 즉각 수류탄을 던지지 않은 이유 등을 조사하는 한편, 이날 훈련에 사용됐던 수류탄의 종류 및 안전장치 여부 등도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