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강서구 부산신항 부산=임세준 기자 |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한국은행이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2.5%로 상향조정했다. 수출의 회복모멘텀이 강화된 데다 소비 흐름도 당초 예상보다 개선됐기 때문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상방압력이 커졌지만 연간 전체로는 조정할 수준이 아니라고 판단해 기존 수치인 2.6%를 유지했다.
다만, 내수의 경우엔 일시적 요인이 많아 2분기 조정국면을 거칠 것으로 봤다. 또 중동지역 분쟁이 상당히 악화하는 등 지정학적 위기가 다시 돌출하면 성장률이 2.3%까지 추락하고 물가상승률은 2.9%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은 23일 ‘경제전망(5월)’을 발표하고 “국내경제는 정보통신(IT)경기 상승, 주요국 경기회복 등에 힘입어 수출이 견조한 가운데 소비 성장경로도 상향 조정되면서 양호한 성장세를 나타낼 전망”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경상수지는 올해 600억달러로 당초 전망 520억달러를 상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성장흐름을 보면 2분기 건설투자는 감소하고, 소비는 둔화되는 한편 순수출 기여도가 축소됨에 따라 조정되었다가 하반기에는 다시 회복세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1분기 깜짝 성장(전분기비 1.3%)을 이끌었던 내수와 수출이 2분기엔 조정국면을 맞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은은 “1분기 내수가 소비·건설투자를 중심으로 회복세가 예상을 상회함에 따라 금년중 전망경로가 상향 조정되었으나 이 같은 증가에는 일시적 요인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비자물가에 대해선 “예상보다 양호한 성장세, 높아진 환율 수준 등으로 상방압력이 다소 커졌으나, 소비 회복세가 완만하고 정부대책이 물가압력을 완화할 것”이라며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향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2%대 후반 수준을 나타내다가 하반기중 2.5%를 밑돌 것이라고 봤다.
취업자수 증가규모는 26만명으로 지난 전망 25만명에 대체로 부합할 전망이다. 한은은 “서비스 부문의 고용 증가세가 대면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둔화되겠으나 업황 개선 등으로 제조업 고용이 회복되고 여성·고령층의 노동 공급이 지속되면서 취업자수 증가규모가 지난 전망 수준에 대체로 부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외 여건에 대해선 “지난 전망 이후,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됐으나 글로벌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이 커지고 주요국 금리인하 기대는 다소 후퇴했다”며 “글로벌 제조업 경기는 신흥국을 중심으로 개선조짐을 나타내었으며 특히 IT경기는 AI 투자수요에 힘입어 당초 예상보다 상승세가 빠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미국은 소비 및 투자 증가세 지속에 힘입어 양호한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라며 “유로지역은 그간의 부진에서 벗어나 소비를 중심으로 완만하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중국은 부동산 경기 부진에도 불구하고 수출 개선과 정부 경기부양책으로 금년 성장률이 4%대 후반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은 “세계교역은 상품교역을 중심으로 개선될 전망이며, 특히 우리 수출대상국의 유효수입수요는 이보다 빠른 속도로 회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나리오 별로 올해 성장률과 물가가 변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우선 이스라엘하마스간 종전 협상이 타결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갈등도 진정되는 낙관적 상황에선 올해 성장률은 기본전망 대비 0.1%포인트 상승하고 물가상승률은 0.1%포인트 하락한다고 분석했다.
반면, 중동지역 분쟁이 상당히 악화되고 러·우 전쟁의 규모도 확대되는 경우 금년중 성장률은 0.2%포인트 하락하고 물가상승률은 0.3%포인트 높아질 것이라고 추정했다. 글로벌 긴축기조가 장기화되는 경우에도 우리 경제의 올해 성장률은 0.1%포인트 낮아진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