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뜩할 정도” 챗GPT 목소리 도용…요한슨이 무조건 이긴다? [세모금]

배우 스칼렛 요한슨 [로이터]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오픈AI의 새 인공지능(AI) 모델 ‘챗GPT-4o’가 배우 스칼렛 요한슨 목소리를 도용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법정 싸움시 요한슨이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법조계 의견을 인용해 “과거 캘리포니아 주법을 고려했을 때 오픈AI가 ‘퍼블리시티권’을 침해했다고 볼 근거가 있다”고 보도했다.

오픈AI 본사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있어 소송이 진행될 경우 주법에 따라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 퍼블릭시티권은 유명인이 자신의 이름, 목소리가 동의 없이 상업적으로 이용될 경우 보호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퍼블릭시티권 침해 가능성
오픈AI [AP]

로이터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에서는 1987년과 1988년 두 차례 유명인의 퍼블리시티권 침해 사례가 인정됐다.

1987년 당시 가수 베테 미들러는 자신의 목소리가 침해됐다며 포드자동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미들러가 포드의 광고 출연을 거절 후 포드 광고에서 자신의 노래 ‘두유 원트 댄스’를 흉내내기 위해 전직 백댄서를 고용하자, 미들러는 퍼블릭시티권이 침해됐다고 주장했다. 법원도 미들러의 주장을 받아들여 포드가 미들러의 목소리를 침해했다고 판결했다.

이듬해인 1988년 가수 톰 웨이츠도 광고에서 자신의 노래를 패러디한 프리토 레이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고 결국 승소했다.

스탠퍼드 대학 연구소에서 과학 기술과 법을 다루는 마크 렘리 책임자는 “두 경우 모두 가수들의 히트곡을 대상으로 광고를 만들었다”며 “사람들은 해당 가수들이 노래를 부를 수 있도록 (기업에) 허락했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의 행보 역시 결정적인 증거라는 지적도 나온다. 렘리 책임자는 “샘 올트먼은 요한슨을 고용하려 했고, 엑스(X, 옛 트위터)에 요한슨이 출연한 영화 ‘허(her·그녀)’를 언급한 것이 영화를 참고했다는 인상을 줬다”며 “요한슨에게 꽤 강력한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올트먼 게시글…요한슨 참고했다는 인상 줘
21일(현지시간) 워싱턴주 시애틀의 시애틀 컨벤션 센터 서밋 빌딩에서 열린 마이크로소프트 빌드 컨퍼런스에 참여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AFP]

앞서 올트먼은 지난 13일 ‘GPT-4o’가 공개되자 ‘her’라고 적었다. 또 그는 “새로운 음성과 영상 모드는 제가 사용한 컴퓨터 인터페이스 중 최고”라며 “(AI 모델이)영화에 나오는 AI처럼 느껴지고, 그것이 현실이라는 게 조금 놀랍다”고 적었다.

요한슨 목소리 도용 파문은 할리우드·음악계에도 경종을 울리고 있다. 로이터는 “할리우드가 AI와 제휴를 모색하면서도 AI가 가하는 실존적 위협이 있어 창작자들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캘리포니아 연주자 노조 제프리 베넷 총괄고문은 “우리는 딥 페이크(영상과 이미지를 합성하는 기술)의 확산에 대해 말해왔고 이제 그것은 모든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기 시작할 것이다”며 “연방정부의 해결책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요한슨은 오픈AI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지난 13일 CNBC와 인터뷰에서 그는 “올트먼이 작년 9월에 이어 ‘GPT-4o’ 발표 이틀 전 연락을 해왔다” 자신의 목소리 사용을 허락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공개된 영상을 들었을 때 가까운 친구들과 미디어조차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내 목소리와 섬뜩할 정도로 비슷해 충격과 분노를 느꼈다”며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에 따라 지난 19일 오픈AI는 문제를 해결하는 동안 음성서비스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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