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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올해 우리나라의 수출이 9.3% 성장해 지난해의 침체를 벗어나지만, 9월부터 회복세가 둔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글로벌 저성장,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에 따라 최악의 경우 연말엔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6일 발간한 '수출 경기 회복력의 강화-하반기 수출 리스크 요인과 전망'이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연구원은 최근 한국의 수출 경기가 7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회복 수준이 강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세계 경제의 저성장 진입이 한국 수출 확장에 제약을 걸 것으로 진단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세계 경제성장률은 코로나19 사태 이전(2011~2019년) 평균 3.5%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2022~2029년) 평균 3.2%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개도국 경제성장률은 같은 기간 4.8%에서 4.1%로 낮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세계 경제 저성장은 글로벌 교역의 저성장으로 이어지는 만큼 한국의 수출 증가세도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기대할 수 없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보호무역주의 확산도 한국의 수출 증가세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꼽혔다.
최근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인해 경제성장에 교역이 기여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교역탄성치는 지난해 1.3에서 올해 0.9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 밖에 한국 수출의 42%(지난해 기준)를 차지하는 미국과 중국의 경제 불확실성도 수출 경기의 리스크 요인이다.
IMF는 올해 미국의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2.5%)보다 높은 2.7%로 예측했지만, 투자은행(IB)들은 평균 2.4%로 소폭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경제의 경우 주택시장 조정이 장기화하는 점이 불확실성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연구원은 올해 한국의 수출 경기는 지난해 침체를 벗어나는 국면에 접어들지만, 하반기 수출 회복 정도는 기대만큼 높아지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원은 올해 수출 증가율을 9.3%로 예상하면서도 세계 경제의 저성장, 보호무역주의 확산, 미·중 불확실성 등의 정도에 따라 회복 강도가 달라질 것으로 판단했다.
중립적 시나리오의 경우 9월부터 수출 증가율이 둔화하고, 비관적 시나리오의 경우 12월 중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연구원은 내다봤다.
연구원 관계자는 "한국 수출 경기의 회복을 위해 미국의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확산이 가져올 규제 변화와 미·중 갈등 격화에 따른 경제 블록화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