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루이싱 커피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경기 침체에 저가 커피를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중국 토종 커피 브랜드 루이싱의 돌풍이 거세다. 콧대 높은 스타벅스까지 가격 할인전에 나서게 만들었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최근 중국 스타벅스는 라이브 커머스, 배달 플랫폼, 자사 앱 등을 통해 할인 쿠폰을 늘리고 있다. 로이터는 “스타벅스는 커피 정가를 떨어뜨리지 않고 있지만 30% 할인이나 1+1(원 플러스 원) 쿠폰을 주며 사실상 가격을 낮춘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중국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 벨린다 웡이 “가격 전쟁에 참여하는 것에 관심이 없다”며 “고품질이지만 수익성이 있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포착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실상은 다른 것이다.
스타벅스가 할인 정책을 펴게 된 건 중국에서 저가 커피가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루이싱 커피를 비롯해 매너 커피, 코타 커피 등 현지 커피 체인점 음료 평균 가격은 12~18위안(약 2250원~3380원)이다. 반면 스타벅스는 25~30위안(약 4690원~5630원)이다. SCMP는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에게는 상당한 격차”라고 지적했다.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스타벅스 매장 [로이터] |
그 중에서도 루이싱 커피의 확장세가 가파르다. 지난해 기준 1만8590개의 매장을 보유한 루이싱 커피는 올해 1분기에만 2340개 매장을 추가로 세웠다. 한 달 평균 방문 고객 수는 6000만 명에 육박하고, 지난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1.5% 증가한 62억8000만위안(약 1조 1790억원)을 달성했다.
이에 반해 스타벅스 매장은 7093개로 루이싱 커피의 절반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지난 1분기 중국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했다. 스타벅스는 2분기 실적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 하락할 것으로 보고 연간 매출을 하향 조정했다.
중국 경제 상황이 악화된 상황에서 당분간 커피 가격 경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로이터는 “중국에서 커피 가격 전쟁이 등장한 배경은 중국이 최근 경기 회복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라며 “ 임금이 정체된 데다 소비 심리까지 위축됐다”고 평가했다.
시장조사업체 칸타월드패널 제이슨 유 중국 담당 상무는 “저가 경쟁이 ‘뉴노멀(시대 변화에 따라 새롭게 떠오르는 기준)’이 된 시장에서 스타벅스는 가격 경쟁을 어느 정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스타벅스가 가격 경쟁을 해야 하지만 가격 만으로 경쟁을 해선 안 된다”며 “경쟁 회사가 따라올 수 없는 프리미엄 매장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차문화가 발달한 중국이지만 커피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다슈컨설팅에 따르면 지난해 117억달러로 추산된 중국 커피 시장은 2025년까지 132억5000만달러에 육박한 시장으로 성장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