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시멘트생산 때 온실가스 배출 한국의 70%

홀심그룹 오스트리아 만너스도르프공장의 품질·환경관리자 베른하르트 쾨크 씨가 시멘트 소성로의 예열설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홀심 제공]

[만너스도르프(오스트리아)]‘유럽의 녹색심장’ 오스트리아가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낮은 제조업 비중을 글로벌 환경선도 전략으로 역이용하려는 의도다.

지난 23일 빈 외곽 니더외스터라이히주의 만너스도르프(Mannersdorf). 세계 최대 시멘트기업 홀심(Holcim) 사의 공장이 있는 도시다. 홀심은 오스트리아에서 2개의 시멘트공장을 운영한다.

만너스도르프공장은 연간 130만t의 시멘트를 생산해 자국에 공급한다. 이 공장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세계에서 가장 낮다. 시멘트 1t 생산 때 2023년 기준 495kg을 배출한다. 오스트리아 평균(534kg) 보다도 낮다. 세계 평균은 611kg, 한국은 700kg 수준. 순환자원 활용에 제약이 많은 한국의 70.7%에 지나지 않는다.

만너스도르프공장은 2가지 이점을 갖고 있긴 하다. 대도시 빈에 인접해 있어 수요처가 가까워 물류비용이 적게 든다. 또 건축폐자재, 생활폐기물 등 다량의 순환자원도 얻을 수 있다. 이 순환자원들은 각각 석회석 대체재이자 유연탄 같은 화석연료의 대체재로 쓰인다.

베르톨트 크렌(Berthold Kren) 만너스도르프공장 CEO는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수 있는 ‘저탄소시멘트’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폐플라스틱이나 폐비닐 같은 고형폐기물(SRF)로 화석연료 사용을 85∼90% 대체했다”고 소개했다.

소성점토, 석회분말, 실리카 등 건축폐기물이 시멘트 원료로 투입되고 있다. [홀심 제공]

공장은 하루 평균 300~400t의 대체연료를 쓴다. 트럭이 대체연료를 싣고 공장에 들어오면 자동으로 설비 내로 투입되게 했다.

또 석회석 소성 때 다량의 탄소가 배출되는 점을 감안, 건축폐기물을 대체원료로 쓰고 있다. 현재 비중은 25%인데, 성능기준(performance standard)을 높여줄 경우 이보다 더 늘릴 수 있게 된다. 건축폐기물엔 석회분말, 소성점토(벽돌), 규소성분(실리카), 철 등이 포함돼 있다. 이는 시멘트 부원료인 고로슬래그, 점토, 철광석 등을 대체해준다.

공장은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낙관하고 있다.

크렌 CEO는 “칼슘을 포함한 것과 점토를 대체하는 재료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석회석 사용률이 75%인데, 건축폐기물로 대체율을 늘리고 있다”며 “50년 전 사용된 콘크리트가 다시 시멘트제품으로 재생산되는 구조를 만들었다. 건축폐기물 외 다른 대체원료도 탐색 중”이라고 밝혔다.

공장은 또 온실가스 감축의 최종 수단으로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의 전단계인 탄소 포집·활용(CCU) 설비를 시범 도입했다. 포집된 이산화탄소는 플라스틱으로 재생할 수 있게 된다. 홀심그룹 차원에서 이 사업에 3억5000만유로(52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밖에 올해 순환자원 재활용센터 건립과 2.2MW급 태양광발전 1단계 사업도 실행에 옮긴다. 내년에는 15MW급 2단계 태양광 및 풍력발전 설비를 도입한다. 2026년 이후에는 클링커 함량을 지금66%보다 더 낮춘(60%) ‘저탄소시멘트’ 신제품을 출시할 방침이다.

베른하르트 쾨크(Bernhard Koeck) 만너스도르프공장 품질·환경관리자는 “지금처럼 대체연료와 대체원료 사용을 높여나가면 2050년까지 넷제로(이산화탄소 배출 제로)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전했다.

홀심그룹의 오스트리아 만너스도르프공장 품질환경 담당 베른하르트 쾨크 씨가 건축폐기물을 시멘트 원료로 재활용하는 설비를 소개하고 있다. [홀심 제공]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