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스타벅스서 라떼 한잔 받는데 30분 걸려”…이유 있었네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글로벌 커피 체인 스타벅스가 본고장 미국에서 밀리는 주문에 고객들의 항의를 받는 것은 물론 매출까지 떨어지는 곤욕을 치르고 있다. 비용 절감 정책에 매장은 늘어났지만 인력을 줄인 결과다.

지난 어머니의 날(5월 둘째주 월요일) 코네티컷 주 셸턴에 사는 크리스 밀스는 아내에게 사다주기 위해 스타벅스에서 라떼를 주문했다. 금세 음료가 나올 것으로 생각했던 밀스는 30분이 넘게 자신의 이름이 불리기를 기다려야 했다. 여섯 명의 바리스타가 밀려드는 주문을 받아 내느라 허덕였지만 대기 줄은 쉽게 줄어들지 않았고 몇몇 손님들을 목소리를 높이며 직원들에게 항의를 하기도 했다. 밀스는 “내가 보기에 저나 다른 손님들, 심지어 직원들 중 누구도 행복하지 않아 보였다”고 말했다.

최근 스타벅스에서 늦어지는 음료를 기다리며 불만을 느낀 것은 밀스 만이 아니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데이터 제공업체 테크노믹을 인용해 지난 분기 스타벅스 고객의 약 8%가 주문 후 음료를 15~30분 기다렸다고 전했다. 30~60분을 기다렸다는 응답과 1시간 넘게 기다렸다는 응답도 각각 1% 나왔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19년 1분기에는 15분 이상 음료를 기다렸다는 응답이 전혀 없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스타벅스 내부 소식통은 블룸버그에 “불과 1년 전만 하더라도 5명이 일하던 매장에서 현재 3~4명이 일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예상 주문 수에 따라 매장 인력을 자동으로 할당하는 알고리즘이 도입됐지만 에스프레소 샷 추가와 같은 특별 주문이나 프로모션 등으로 더 걸리는 시간은 감안외지 않아 만성 인력 부족에 시달린다”고 전했다.

이는 랙스맨 나라심한 신임 최고경영자(CEO) 취임 1년 만에 발생한 문제다. 컨설팅 업체 맥킨지 출신의 그는 바리스타들에게 손님들과 따뜻한 대화를 나누라면서도 효율성을 강조해왔다. 지난해 초부터 10월까지 스타벅스는 미국 내 직영매장을 380곳을 늘렸지만 직원은 오히려 2만9000명이나 줄였다. 매장당 인원 수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의미다.

스타벅스의 프랭크 브릿 최고재창조책임자(CRO)는 “지난 19개울 동안 수요를 충족할 수 잇는 충분하 인력을 보장하기 위해 고용 알고리즘 및 기타 인력 배치 정책을 업그레이드 했다”고 밝혔다. 순회 직원이라고 불리는 특별 직원을 두고 각종 문제점 해결을 전담시키거나 내리는 데 26초가 걸리는 에스프레소 샷은 음료 제조 초기에 먼저 만들어두고 다른 작업을 하는 방식 등이 포함된다.

또한 스타벅스는 직원들에게 분기 중 평균 일주일에 최소 12시간 이상 일할 것을 의무화했다. 이를 통해 직원들이 더 많은 시간을 일하며 더 많은 급여를 받을 수 있고 이직률을 낮출 수 있다는 게 스타벅스의 설명이다.

그러나 스타벅스의 실적은 나라심한 CEO의 시도가 실패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난 1분기 스타벅스의 매쟁 매출은 4% 감소했으며 전체 거래 건수는 6% 감소했다. 레이첼 루게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경제 불황과 중동분쟁 영향과 함께 늘어난 대기 시간이 매출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실적 저하 소식을 접한 하워드 슐츠 전 CEO는 링크드인에 올린 글에서 “핵심을 놓치고 있다는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모든 것은 거래가 아닌 경험에 집중해야 한다”며 현 경영진에 대해 쓴소리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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