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오물풍선, 서울 심장부까지 뚫렸다…전국 260여개 발견

29일 오전 경기 용인시 처인구의 한 텃밭에서 북한이 날려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풍선이 내려앉아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북한이 보낸 오물 풍선에 전국 각지에서 신고가 잇따랐다. 서울 심장부인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옥상뿐 아니라 경기·강원도 일대, 영호남 지역까지 풍선이 발견됐다.

경찰청은 28일 오후 9시부터 29일 오후 5시까지 오물 풍선과 관련해 299건의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오물 풍선은 정부서울청사 옥상과 바로 옆 외교부 청사 인근 거리에서도 발견됐다. 서울 종로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30분께 정부서울청사 옥상에서 “이상한 물체가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출동한 경찰관이 풍선 잔해를 발견했다.

북한은 28, 29일 이틀에 걸쳐 260여개 대형 풍선을 한국으로 날려보냈다. 길이 3~4m에 이르는 풍선에는 거름으로 추정되는 시커먼 색의 오물과 각종 쓰레기가 담긴 비닐봉지가 달려 있었다고 한다. 풍선과 오물 적재물의 연결부에는 목표 예상 지역 상공에서 터지도록 설정한 ‘자동폭파 타이머’가 설치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29일 오전 경북 영천시의 한 포도밭에 북한이 날려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풍선과 오물 잔해가 흩어져 있다. [연합]

이 풍선은 서울 곳곳뿐 아니라 경남에서까지 발견됐다. 서울 노원구의 한 중학교와 종로구 초등학교, 마포구·영등포구 일대에서도 풍선 잔해가 발견됐고, 경기·강원, 경남, 전북 등으로 날아갔다. 전북 무주군과 충남 계룡시에 떨어진 풍선에서는 화약이 발견되기도 했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29일 밤 담화에서 “저 한국것들의 눈깔에는 북으로 날아가는 풍선은 안 보이고 남으로 날아오는 풍선만 보였을까”라며 “우리 인민이 살포하는 오물짝들을 ‘표현의 자유 보장’을 부르짖는 자유민주주의 귀신들에게 보내는 진정어린 ‘성의의 선물’로 정히 여기고 계속계속 주워담아야 할 것”이라며 추가 살포 가능성도 시사했다. 북한은 29일 새벽 서해지역에서 남측을 향해 GPS 전파교란 공격을 실시하기도 했다.

합동참모본부는 29일 오후까지 전국 각지에서 풍선 260여 개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합참은 “북한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우리 쪽으로 전단을 살포해 자동차가 파손되는 등의 피해를 입혔고, 풍선에 오물을 넣는 등 저급한 행동을 했다”며 “수상한 물체를 발견했을 경우 만지지 말고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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