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의 한 건물 옥상에서 폭행 피해를 당한 고등학생이 가해 학생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모습. [SBS 방송화면 캡처] |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경기 성남시에서 고등학교 남학생이 또래 남학생을 불러내 폭행한 뒤 옷을 벗기고 이를 촬영까지 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이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가해 학생은 "스파링을 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경찰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27일 오후 성남시의 한 건물 옥상에서 일어났다.
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 A군은 이 옥상으로 다른 고등학교 3학년 남학생 B군을 불러내 얼굴 등을 무차별 폭행했다. A군은 B군에게 옷을 벗으라고 강요하고 무릎을 꿇린 뒤 폭언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SBS가 공개한 CCTV 영상에는 A군이 바닥에 쓰러진 B군의 몸 위에 올라타 머리채를 잡고 얼굴 부위를 마구 때리는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옷을 벗으라는 A군의 겁박에 B군이 속옷만 입은 채 A군 앞에서 무릎을 꿇은 모습과, 함께 있던 주변 학생들이 이 장면을 촬영하는 모습까지 담겼다.
경기 성남의 한 건물 옥상에서 고등학생 2학년 남학생이 또래 남학생을 폭행하는 모습. [SBS 방송화면 캡처] |
A군은 '제발 그만 때리라'는 B군의 외침에 "왜 봐줘야 되냐, 나 재미 보러 왔다"며 '잘못했습니다'를 다섯 번 복창하게 하는가 하면, "경찰에 신고하면 형 학교 찾아가서 죽도록 패버릴 것"이라며 협박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괴롭힘은 20분가량 이어졌고, 결국 B군은 코가 부러지는 등 얼굴을 다쳐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A군은 B군이 SNS상에서 자신에 대해 험담했다며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B군이 폭행 사실을 학교 측에 알리자, A군은 일방적으로 폭행한 게 아니라면서 "스파링을 했다", "서로 싸운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장 CCTV 영상을 확보해 분석하는 등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