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입시 설명회 현장.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연합] |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내년 수도권 대학 및 국립대 신입생 3명 중 1명은 ‘무전공(전공자율)’으로 입학한다. 모집인원으로 따지면 총 3만7935명으로, 전년 대비 4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30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은 이같은 내용의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 승인 결과를 취합해 발표했다. 대교협에 따르면 무전공 제도 중점 추진 대상인 수도권대(51곳)와 국립대(22곳) 총 73곳은 내년에 3만7935명을 무전공으로 선발한다. 이들 대학 모집정원의 28.6%에 달하는 규모다.
이들 대학 중 53곳(수도권 38곳·국립대 15곳)은 총 모집정원의 25% 이상을 무전공 선발하기로 했다. 당초 대학가 화두는 교육부 권고 기준인 25%를 넘을 수 있을지 여부였다. 올초 교육부는 신입생 25% 이상을 무전공으로 선발하는 대학에게만 재정지원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가, 대학가 반발이 일자 재정지원 평가 때 가산점을 차등 부여하는 ‘권고’ 방식으로 바꿨다. 한 대학 관계자는 “무전공 선발에 따라 수천억원까지 재정 지원이 달라질 수 있는만큼 최대한 기준을 맞추려고 했다”고 말했다.
무전공 선반 규모를 전년과 비교하면 9924명에서 2만8011명이 늘어, 3.8배가량 많아졌다. 수도권대학에선 총 2만5648명(29.5%)을 선발해 전년 대비 1만8130명, 국립대에선 9880명이 늘었다.
무전공 입학 방식은 단과대나 계열별로 모집한 뒤 그 안에서 전공을 정하는 ‘유형2’가 17.4%(2만3091명)으로 더 많다. 전공 분야 자체를 아예 정하지 않는 ‘유형1’은 11.2%(1만4844명)이다. 학생 입장에선 유형1이 전공 선택 제약이 적다. 다만 대학 입장에선 유형2가 인기 학과 전공 쏠림 현상을 방지할 수 있어 정원 관리가 쉽다.
교육부는 학생들이 보다 자유롭게 전공을 선택할 수 있는 유형1 방식을 장려하겠다는 계획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가장 이상적인 건 유형1”이라며 “다만 많은 대학이 올해 처음 무전공 제도를 도입하면서, 유형2로 우선 운영하겠다는 대학들이 많아 내년 입시에는 유형1이 더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주요 대학들의 내년 무전공 모집계획을 보면, 서울대는 기존에 운영하던 자유전공학부(124명)과 지난해 출범한 첨단융합학부(218명)에 더해 올해 '학부대학'을 36명 규모로 신설하는 등 총 546명을 선발한다. 연세대는 융합인문사회과학(148명), 융합과학공학(81명), 생명과학(20명) 등 계열별로 나눠 총 480명을 뽑기로 했다.
무전공 선발을 늘리기 위해 다른 학과 정원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내부 진통을 겪은 학교들도 있다. 고려대는 당초 300명 규모 자유전공학부대학을 신설하기로 했으나, 최종적으로는 학부대학·자유전공학부·공과대학 3곳을 설립해 총 196명을 뽑기로 했다.
대교협은 수험생 편의를 위해 대입정보포털 ‘대학어디가’에 대학별 2025학년도 전공자율선택 모집 현황을 게재할 예정이다. 교육부 역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무전공 학과 재학생들의 경험담 등을 담은 자료를 공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