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건강·인지 기능에 부정적 영향”
채식·고단백 식단도 음식 종류 골고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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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푸드=육성연 기자] “편식하지 마라.” 어린 시절에 주로 듣던 말이지만, 나이가 든 노년층에게도 중요한 말이 됐다. 노년기의 뇌 건강에 편식이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제학술지 네이처 정신건강(Nature Mental Health) 최신호에 실린 영국 워릭대학교와 중국 상하이 푸단대학교 공동연구진의 논문이다. 특정 음식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기존 연구와 달리, 편식이 정신 건강 및 인지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공동연구진은 영국 노년층 18만 명의 평소 식단과 뇌 건강 상태를 추적분석한 결과, 편식을 하지 않는 노년층은 제한된 식단을 하는 노년층보다 뇌 건강에 대한 점수가 좋게 나타났다. 다양한 음식과 맛을 좋아하는 노년층 그룹은 제한된 음식을 먹는 이들보다 정신 건강 상태가 더 좋았다. 인지 기능 테스트에서도 더 나은 결과를 보였다.
특히 식물성 식품이나 고단백 식단처럼 건강하다고 알려진 웰빙 식단을 제한된 음식으로 먹는 것은 언제나 뇌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이 연구진의 분석이다. 예를 들어, 단백질 음식이 부족하면서 과일·야채를 많이 먹는 사람들은 우울증 및 기타 정신적 증상에 더 높은 민감성을 보였다.
고단백에 섬유질이 낮은 음식을 주로 먹는 다른 참가자들 역시 불안 증상 가능성이 더 높았다. 건강한 식품이라도 특정 음식으로 식단 구성이 치우친다면 정신 건강과 인지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결론이다. 연구진은 “더 나은 노년의 삶을 즐기려면 지금보다 더 균형 잡힌 식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균형잡힌 식단’이란 어떤 음식이 들어가야 할까. 연구진은 ▷야채·과일 ▷견과류 및 씨앗 ▷콩류 ▷유제품 ▷계란 및 생선이 골고루 포함돼야 건강한 균형적 식단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전 세계적인 건강식으로 꼽히는 전통 지중해 식단 역시 해당 음식 분야가 골고루 들어있다. 지중해식은 영양소가 적절히 균형잡힌 식단으로 평가받는다.
골고루 음식을 먹는 식습관은 건강뿐 아니라 체중감량에도 도움되는 습관이다. 미국 하버드대 공중보건대학원 영양학과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영양학저널(Journal of Nutrition·2016)’을 통해 “과체중·비만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 ‘다양한 음식’으로 구성된 식단 섭취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6개월 후 체지방과 체중이 더 많이 감소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다이어트시에도 건강한 음식의 ‘다양성’을 늘리면 체중감소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