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xAI 60억달러 조달 성공…오픈AI에 도전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가 60억달러(약 8조16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xAI가 X(엑스·옛 트위터) 등 머스크 CEO가 거느린 기업들과 연계해 생성AI 강자 ‘오픈AI’의 대항마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머스크 CEO는 최근 자금 조달 소식을 전하면서 “이 자금은 xAI의 첫 제품을 시장에 출시하고 고급 인프라 구축, 미래 기술 연구개발 가속화에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xAI는 머스크가 지난해 7월 설립한 AI 기업이다. 그는 지난 2015년 샘 올트먼과 함께 오픈AI를 설립한 뒤 경영권 분쟁으로 회사를 떠났지만 2022년 말 챗GPT가 돌풍을 일으키자 독자적인 AI 기업을 세웠다.

회사 측은 핵심 투자자로 실리콘밸리의 대표적 벤처캐피털인 앤드리슨 호로위츠와 세쿼이아 캐피털, 피델리티 매니지먼트 앤드 리서치 컴퍼니 등이 참여했고, 주요 투자자 중에는 알왈리드 빈 탈랄 사우디아라비아 왕자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xAI는 엑스에서의 대규모 언어 모델(LLM) 그록-1 공개, 긴 문맥 이해 기능을 갖춘 그록-1.5 모델과 이미지 이해 기능을 갖춘 그록-1.5V 발표에 이르기까지 AI 모델 성능을 빠르게 발전시켜 왔다. 그록은 xAI가 그록1을 기반으로 개발해 지난해 12월 선보인 챗GPT와 같은 AI 챗봇이다.

29일(현지시간) 이코노미스트는 xAI의 경쟁력과 관련해 머스크가 소유하고 있는 테슬라 등 다른 기업들의 엔지니어들을 통해 핵심 기술 발전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소수의 테슬라 소속의 엔지니어들이 최근 xAI에 고용됐다.

이코노미스트는 “엑스에 축적된 데이터를 통해서 AI 시스템을 빠르게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테슬라 제품에 부착된 수많은 카메라와 센서들도 xAI의 모델들에게 공급되면서 발전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 xAI가 그록의 차기 버전을 구동하기 위해 슈퍼컴퓨터를 구축하는 것을 계획하면서 머스크는 최근 투자자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이 슈퍼컴퓨터를 2025년 가을까지는 구동하기 위해 오라클과 협력할 수 있다고 부연한 바 있다. 오라클과의 계약이 성사된다면 xAI는 기계 학습 알고리즘이 데이터에 필요한 전문 인공지능 서버들을 임대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대해 벤처자본(VC) 회사 에어 스트리트 캐피털의 네이선 베나이치는 “xAI가 초기부터 고성능의 모델을 개발할 수 있었던 건 이 같은 이점들이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다만 xAI가 오픈AI를 대항할 만큼의 경쟁력을 가지기엔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머스크가 xAI 외에도 스페이스X, 뉴럴링크 등 다양한 기업들을 신경 써야 하는 동시에 현재 법정 소송에 휘말린 문제도 해결해야 할 만큼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해서다.

앞서 테슬라는 2018년 주주총회를 통해 머스크 CEO에게 총 560억달러(약 76조6920억원) 규모의 스톡옵션을 지급하는 안건을 승인했지만 올해 1월 델라웨어 법원이 소액주주가 제기한 무효 소송에 손을 들어주면서 뒤집혔다. 이에 테슬라 이사회는 6월13일 열리는 주총에서 스톡옵션 지급안 등에 대한 표결을 재상정한 상태다.

아직 xAI의 그록이 다른 AI 경쟁사들에 비해 AI 시장에서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베나이치는 “오픈AI는 이번에 출시된 스타트업을 포함해 경쟁업체들보다 월등한 자금력과 더 나은 처리 능력 접근성을 가지고 있다”며 “(xAI는) 다른 스타트업들의 선례처럼 오픈AI보다 밀리는 모델들을 개발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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