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시중은행에 부착된 대출 관련 정보 [연합] |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자연이자율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판단하기 이르다는 의견이 나왔다.
자연이자율은 실제 국내총생산(GDP)과 잠재 GDP를 일치시켜 인플레이션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도록 하는 단기 실질금리를 말한다.
토마스 요르단 스위스 중앙은행 총재는 30일 ‘BOK 국제컨퍼런스’ 기조연설을 통해 “팬데믹 이후 주요국의 긴축적 통화정책 등으로 실질금리가 상승하면서 자연이자율이 앞으로 상승할지 또는 팬데믹이전의 낮은수준으로 회귀할지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실질금리 상하방 요인이 혼재돼 있기 때문이다. 낮은 잠재성장률, 기대수명 증가 등 실질금리를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비경제활동인구 증가로 인한 저축률 하락, 대규모 재정적자, 신기술에 따른 생산성 향상, 녹색 전환(green transition)에 따른 대규모 투자 등 실질금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40여년 간 주요국의 실질금리는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0%를 약간 밑도는 수준까지 하락했다. 잠재성장률 하락, 은퇴대비 저축 증가,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 증가 등에 기인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최근 2년간 제로금리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상승했다. 주요국의 고인플레이션에 대응한 긴축적 통화정책 때문이다. 이에 구조적으로 자연이자율이 상승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팬데믹 이전의 낮은 수준으로 회귀할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증대되고 있다.
자연이자율은 통화정책 기조를 평가할 수 있는 중요한 준거 중의 하나로 기능한다. 그러나 자연이자율은 관측이 불가능하고 다양한 자료와 모형을 통해 추정해야 한다. 이에 요르단 총재는 “자연이자율은 과소 혹은 과대 추정되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다양한 시나리오 하에서도 강건한 통화정책 전략을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인구구조와 실질금리: 국가별 추이 분석 ▷재정적자의 골디락스 이론 ▷글로벌 중립금리의 결정요인 등 논문이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