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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아시아·태평양 지역 주요국 안보 수장들이 모이는 아시아 안보회의가 31일 싱가포르에서 사흘 일정으로 열린다. 대만과 남중국해 문제 등 주요 안보 현안을 놓고 미국과 중국이 첨예하게 대립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가 주관하는 이 행사는 2002년부터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개최돼 ‘샹그릴라 대화’로 불린다. 코로나19 사태로 2020∼2021년 취소돼 이번이 21회째다.
이번 회의에는 미국과 중국 국방장관이 나란히 참석해 주목된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과 둥쥔 중국 국방부장은 각각 다음 달 1일과 2일 회의에서 자국 안보관을 주제로 연설할 계획이다. 본회의와 별도로 이들의 대면 회담도 계획돼 있어 현안을 놓고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오스틴 장관과 둥 부장은 지난달 영상 회담을 했다. 대면 회담은 2022년 11월 캄보디아에서 열린 제9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 이후 약 1년 반만이다.
중국은 ‘친미·독립’ 성향 라이칭더 대만 신임 총통 취임 직후인 지난 23∼24일 ‘대만 포위’ 군사훈련을 진행했다.
이후 미국 의회 상하원 대표단이 대만을 방문해 중국을 비난하며 대만 지지 입장을 밝혔고, 중국 외교부가 강력히 반발하는 등 갈등이 고조된 상태다.
양자·다자 회담을 통해서도 미국과 중국을 축으로 치열한 외교전이 펼쳐질 예정이다. 회의 기간 한미일 국방장관 3자 회담과 한미 국방장관 회담 등이 잡혀 있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이 첫날 개회식 기조연설을 하는 만큼 남중국해 문제도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중인 필리핀은 최근 미국과 밀착하며 군사적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필리핀은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 재임 기간 친중 행보를 보였으나, 2022년 마르코스 대통령 취임 이후 친미로 방향을 완전히 바꿨다. 필리핀은 미국과 대규모 합동훈련을 실시하고 남중국해 공동 순찰도 실시했다.
지난달에는 미국 워싱턴DC에서 미국, 일본, 필리핀 3국 정상회의가 열렸다.
이밖에 가자 전쟁, 우크라이나 전쟁, 북한 핵·미사일, 미얀마 사태 등도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별연설의 경우, 마르코스 대통령 외에 인도네시아 차기 대통령인 프라보워 수비안토 당선인이 내달 1일 연사로 나선다.
다음 달 2일까지 이어지는 올해 행사에는 40여개국 국방장관과 고위 관료, 안보 전문가 등 약 550명이 참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