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부실채권 ‘13.4조’ 3년來 최대…부실비율도 상승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국내 은행들의 부실채권 규모가 13조원을 넘어 3년 만에 최대 수준으로 증가하고, 부실채권비율도 2년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금융감독당국은 부실채권 상·매각 활성화 등 건전성 관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금융감독원은 3월 말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 잔액이 전분기 말보다 9000억원 증가한 13조4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31일 밝혔다. 이는 2021년 3월 말(13조8000억원) 이후 3년 만에 최대치다.

부실채권비율은 0.50%로 전분기 말보다 0.03%포인트 올랐다. 이는 2021년 12월 말(0.50%)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직전 최고치는 코로나19 위기가 한창이던 2021년 9월 말의 0.51%다. 부실채권비율 상승은 신규 발생 부실채권 감소에도 부실채권 정리가 크게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금융감독원 자료]

실제 1분기 중 신규 발생한 부실채권은 4조5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조2000억원 감소했다. 기업여신 신규 부실이 전분기보다 1조3000억원 줄어 3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대기업(3000억원)은 8000억원, 중소기업(2조8000억원)은 4000억원 감소했다. 가계여신 신규 부실은 전분기(1조1000억원)와 유사한 1조2000억원이다.

부실채권 정리는 주춤했다. 1분기 중 부실채권 정리규모는 3조5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조2000억원 감소했다. 상·매각이 1조1000억원 줄어 2조3000억원에 머물렀고, 담보처분을 통한 여신회수는 8000억원, 여신 정상화는 4000억원에 그쳤다.

대손충당금 잔액은 3월 말 기준 27조2000억원으로, 전분기 말보다 5000억원 확대됐다. 하지만 부실채권 잔액이 늘면서 대손충당금적립률은 203.1%로 10.9%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부실채권비율이나 대손충당금적립률이 예년에 비해 양호한 수준이라는 게 금감원의 판단이다.

금감원은 “고금리·고물가 등 대내외 불안요인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며 채무조정 및 부실채권 상·매각 활성화 등 은행의 자산건전성 관리 강화를 지도하는 한편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을 유지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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