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백악관 자문으로 영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선을 앞두고 영향력 있는 인사인 머스크와 동맹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현지시간) 소식통들을 인용, 트럼프 전 대통령과 머스크 CEO가 “자문 역할에 대해 논의했다”며 “머스크가 목소리를 높여 온 국경 보안과 경제 정책에 대해 공식적인 의견과 영향을 부여하는 방안을 의논했다”고 전했다.
다만 소식통들은 “자문 역할이 정해지지 않았고, 이뤄지지 않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머스크는 억만장자 투자자 넬슨 펠츠와 함께 트럼프에게 투표자 사기를 막기 위한 데이터 기반 프로젝트에 투자하려는 계획도 소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와 펠츠는 또한 엘리트 집단 내에서의 영향력 캠페인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이 캠페인의 일환으로 머스크와 그의 정치적 동맹들은 전국의 기업 경영자 모임을 주최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재선을 지지하지 않도록 설득했다.
이러한 논의는 지난 3월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펠츠의 저택 몬소렐에서 열린 부유층 모임에서 이뤄졌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머스크가 정부 자문 역할을 맡을 경우 과거 트럼프 행정부에서 아이작 펄머터 전 마블 회장이 맡았던 역할 수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WSJ는 트럼프와 머스크의 자문역 논의에 대해 “한때 얼어붙었던 두 사람의 관계가 최근 해빙됐다는 신호”라고 평했다.
두 사람은 2년 전만 해도 서로 공개 비난을 주고 받는 앙숙이었다. 지난 2022년 7월 트럼프는 머스크를 “헛소리 기술자”라고 공격했고, 머스크는 트럼프를 향해 “너무 늙어 미국은 말할 것도 없고 어느 분야든 최고책임자가 될 수 없다”고 되받아쳤다.
하지만 최근 몇 달 동안 두 사람은 한 달에 몇 번씩 통화를 하며 우호적인 관계를 발전시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는 머스크의 재산에 깊은 인상을 받았으며 정치적 우경화를 환영했다. 머스크는 과거 몇 년간 정치적 중도를 표방하며 민주당과 공화당 양측에 적은 금액만 기부했으나 2022년 5월 “민주당이 분열과 증오의 정당이 됐기 때문에 더이상 그들을 지지할 수 없다”며 공화당을 지지하겠다고 선언했다.
머스크는 민주당의 다양성, 형평성 추구에 불만을 갖고 재계 인사들과 반(反)바이든 연대를 구성해 바이든 대통령 낙선 운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에는 로스앤젤레스(LA)에서 펠츠, 벤처 투자가 피터 틸, 스티브 므누신 전 미국 재무장관, 루퍼트 머독 뉴스코퍼레이션 명예회장 등과 만찬을 열어 바이든 재선 저지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