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호암상 수상자들이 5월 31일 서울신라호텔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린 ‘2024 삼성호암상 시상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과학상 화학·생명과학부문 혜란 다윈(왼쪽부터) 뉴욕대 교수, 과학상 물리·수학부문 킴벌리 브릭먼 美 국립표준기술연구소 연구원(故 남세우 美 국립표준기술연구소 연구원 대리 수상, 배우자), 공학상 이수인 워싱턴대 교수, 의학상 피터 박 하버드의대 교수, 예술상 한강 소설가, 사회봉사상 제라딘 라이언 아일랜드 성골롬반외방선교수녀회 수녀 [호암재단 제공] |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올해로 34회째를 맞은 삼성호암상은 글로벌 리더로 인정받는 국내외 한국계 인사들을 선정해 시상하는 행사의 장으로 성장했다. 지난 1990년 이건희 선대회장이 이병철 창업회장의 인재제일 및 사회공헌 정신을 기려 제정한 후 올해까지 총 176명의 수상자들에게 343억 원의 상금을 수여했다. ▷과학 ▷공학 ▷의학 ▷예술 ▷사회공헌 등 분야에서 탁월산 업적을 이뤄낸 수상자를 발굴해 한국 학계·예술계의 위상 제고에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받는다.
31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4 호암상 시상식’에는 3년 연속 시상식장을 찾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수상자 가족, 지인 및 상 관계자, 삼성사장단 등 270여 명이 참석했다. 특히, 이날에는 조성진 피아니스트가 무대에 올라 공연을 했다. 조성진은 지난해 호암상 예술상을 수상했다. 행사 전 과정은 온라인으로도 실시간 중계됐다.
김황식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훌륭한 분들을 수상자로 모시게 된 것을 큰 기쁨이자 자랑으로 생각한다”며 “올해 수상자는 여성수상자가 전체의 3분의 2로 역대 최고인 4명으로 우리 사회의 변화와 발전의 다른 면을 보는 것 같아 반갑기도 하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 수상자들은 호암상 제정 이후 처음으로 삼성 임직원을 대상으로 온·오프라인 특강을 진행했다.
공학상 수상자 이수인 교수는 삼성전자의 약 3000명의 임직원을 찾아 ‘설명가능한 AI’의 현재 연구현황과 미래 발전 방향에 대해 공유했다. 과학상(화학·생명) 수상자 혜란 다윈 교수는 약 500명의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에피스 임직원들에게 ‘박테리아의 단백질 분해가 결핵과 싸우는 방법’을 주제로 인사이트를 나눴다. 의학상 수상자 피터 박 교수도 삼성서울병원에서 약 100명의 임직원들에게 ‘유방암에서 암 유전자 증폭에 대한 새로운 매커니즘’에 대해 발표했다. 특강에 참여한 임직원들은 삼성의 고유한 ‘인재제일’, ‘기술중시’ 철학을 계승,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이재용 회장은 올해로 3년 연속 시상식에 모습을 드러내며 삼성호암상에 대한 애정을 나타냈다. 그는 삼성호암상 운영, 학술 및 연구사업지원 등의 사업을 전개해 나가는 호암재단에 ▷2021년 4억 ▷2022년 2억 ▷2023년 2억 등 3년째 개인 기부를 이어가고 있다. 선대의 ‘인재제일’ 철학을 계승하고, 나아가 사회와 함께 성장하고자 하는 ‘동행’ 철학을 한단계 발전시키고자 함이다.
삼성은 국가 기초과학 분야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자는 이 회장의 제안에 따라, 기존 1명에게 시상하던 과학상을 ▷물리·수학 ▷화학·생명과학 2개 부문으로 확대했다. 이 회장은 공학이나 의학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기초과학 분야에 대한 지원을 늘려 산업 생태계의 기초를 강화하고 궁극적으로 국가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자는 취지로 시상 확대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삼성호암상 외에도 미래기술육성사업을 통해 물리와 수학 등 기초과학 분야에 대한 연구를 지원 중이다. 삼성이 지원한 연구 과제 관련 논문이 네이처, 사이언스, 셀 등 국제 학술지에 다수 게재되기도 했다. 또한, 국내 대학들의 미래 기술과 인재 양성을 위해 산학협력에 투자하고 있으며 대학들과 함께 계약학과 등을 운영해 국가 R&D 역량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