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병의 부친이 쓴 글[온라인 커뮤니티]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얼차려(군기훈련)를 받다가 쓰러져 사망한 훈련병과 함께 얼차려를 받은 동료 훈련병의 아버지가 분노를 담아 쓴 글이 화제다.

지난 30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12사단 6명 중 한 아이의 아빠다'고 밝힌 A 씨의 글이 이목을 끌고 있다.

A 씨는 "우리 아들은 화장실 가려고 침대에서 꿈틀대다 걸려서 무작정 아무 말 못하고 (얼차려를 받았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니들이 뭔데. 우리 아들들한테 함부로 하지 마라"라며 “마음 같아서는 진짜 다 죽여버리고 싶다"고 격정적인 감정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들어간 지 10일도 안 되는 애들한테 할 짓이냐. XX들. 인성도 안되는 X들이 누굴 가르친다고 XX이냐"라며 격한 표현으로 분노를 터뜨렸다.

그는 "이러면서 국가는 인구감소라는 X같은 소리 마라. 어린이집부터 군대까지 어디다 애들을 맡길 수가 있겠냐고. 피해자 가족은 평생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가해자는 몇 년만 살고 나오면 아무 일 없듯이 살아가는 이 나라가 너무 싫다"고 적었다.

A 씨는 "너희 자식들이 당해도 이런 법을 적용하겠냐"며 "법이 거지 같으니까 이런 나쁜 X들이 판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육군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5시20분께 강원도 인제의 모 부대에서 군기훈련을 받던 훈련병 6명 중 1명이 쓰러졌다. 쓰러진 훈련병은 민간병원으로 응급 후송돼 치료받았으나 상태가 악화해 25일 오후 사망했다. 군기훈련 규정에 따르면 완전군장 상태에선 걷기만 시킬 수 있지만, 구보(달리기)에 선착순 달리기, 팔굽혀펴기까지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얼차려 중 훈련병의 안색과 건강 상태가 안 좋아 보이자 같이 얼차려를 받던 훈련병들이 현장에 있던 간부에게 보고했음에도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고 계속 얼차려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정황 때문에 온라인에서는 '고문으로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를 적용해야 한다'는 등의 여론이 터져나오고 있다.

군에서 사건을 이첩받은 강원경찰청 형사기동대는 규정을 위반한 얼차려로 훈련병을 사망케 한 중대장 등 군 간부 2명을 업무상과실치사 및 직권남용가혹행위 혐의 피혐의자로 보고 사실관계 전반을 확인하고 있다.